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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20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만 1년이 됐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상 회복과 다자 외교 복귀, 민주주의 복원을 주창하며 야심 차게 출범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집권 1년을 보낸 바이든 행정부의 국내외 주요 정책과 성과, 평가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코로나 팬데믹”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라는 전무후무한 도전 속에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년간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국내 정책 과제는 코로나와의 전쟁으로 집약됩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코로나 방역 조처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장려하면서 총력전을 펼쳤는데요. 그와 함께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관련 경기부양책도 내놨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소득에 따라 1인당 최대 1천400달러의 현금을 직접 지급할 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업주들에 대한 자금 지원, 실업 수당 연장, 자녀 세금 공제 연장, 학자금 융자 상환 연장 등의 지원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건강 위험과 경제적 압박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민의 숨통을 틔게 했습니다.

이후 코로나도 한풀 꺾이고 미국의 고용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숨 돌리는 듯했는데요. 하지만 연말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신종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이 거세게 미 전역을 덮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또다시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힘겨운 미국의 중장기 재건 계획”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의 중장기적인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초대형 규모의 경제부양책도 추진했습니다.

미국의 낙후한 사회 기반 시설 확충을 골자로 한 일명 ‘인프라 법안’과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과 기후 변화 대응,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복지 내용을 담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이른바 인적 인프라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은 지난해 말 의회를 통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조 달러 규모의 ‘인적 인프라’ 법안은 수개월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정확히 양분돼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한 명의 이탈자도 나오면 안 되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소속의 조 맨친 의원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좌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맨친 의원은 지나친 재정 부담으로 국가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초안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의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리걸음 중인 투표권 확대 노력”

조 바이든 대통령의 또 하나 중요한 국내 중점 정책은 투표권 보호를 통한 민주주의 실현입니다.

지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후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 정부들은 부재자 투표 요건을 보강하는 등 투표권법을 강화해왔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는 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행위이며,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나 유색인종의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연방 차원의 투표권 확대 법안 추진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반대하면서 관련 법안은 해를 넘겼습니다.

올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통과가 늦어지자, 상원의 독특한 제도인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규정의 예외를 인정하는 식으로 민주당 단독 처리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조 맨친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상원의원 2명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해, 19일 상원 표결에서 부결됐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표결 후 몹시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투표권 확대를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나긴 전쟁에 종지부를 찍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년 중, 가장 기억될 만한 외교 정책의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전면 철수를 단행한 것입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이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20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협상을 통해 지난해 5월까지 미군 철수를 골자로 한 이른바 평화협정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철수 계획을 재확인하고, 아프간 전쟁의 빌미가 됐던 9.11 테러 20주년 전까지는 미군들을 집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8월 31일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최종 철수가 이뤄지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은 20년 만에 막을 내렸는데요. 하지만 철수 과정에서 탈레반의 재집권,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 연계 세력의 공격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철수 과정에서 혼란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돌아왔다, 외교가 돌아왔다고 선언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기치로 삼고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도 빛이 바랬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도 이어진 미-중 대립”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급격히 악화했던 양국 관계는 조 바이든 대통령 첫 1년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와 교역 등 중국과의 경제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과 대응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 더해 중국의 인권 문제와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 침해에도 시선을 돌렸습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타이완과의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양국 관계는 좀처럼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수시로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에 맞서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협의체를 정상급의 안보협의체로 격상시키며 중국 견제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 중국의 은폐 의혹을 둘러싸고 골이 깊어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보당국에 자체 조사를 지시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바이러스의 근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밝힐 의무가 있다며 압박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가 부과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철폐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 양국 관계는 당분간 답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는 특별한 성과도, 실패도 없는 한 해였다는 평가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회귀한 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도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북핵 문제를 방치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도 있었는데요. 북한이 정초부터 미사일을 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2년 차에는 어떤 대북 접근법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새로운 냉전 위기, 미국과 러시아 관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보름여 만인 지난해 2월, 사장 위기에 처해있던 미국과 러시아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에 대한 대규모 해킹 등으로 줄곧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는 일말의 개선 여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불거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으로 양국 관계는 지금 다시 냉전 시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만큼 경색돼 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봄부터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 10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집결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동맹과 외교, 그리고 국제 사회 지도자로서의 자리를 다시 찾겠다고 천명한 바이든 정부는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문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그러나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강력한 금융 제재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는데요. 집권 2년 차를 맞아,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당면 외교 현안이 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 사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추락하는 지지율”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취임 반년 차였던 지난해 7월 최고 60%까지 치솟던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퀴니피액대학교가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AP와 시카고대학교여론조사센터(NORC)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최신 여론 조사에서는 43%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이런 저조한 지지율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데요. 우선 오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민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정부의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과 실망으로 표출됐다는 해석입니다.

여기에 4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임금, 노동력 부족 등 경제 문제도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대외 정책에서도 중국, 러시아와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도리어 사태가 악화하는 데 대한 실망감도 저조한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집권 2년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이 산적한 국내외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내외 주요 정책과 평가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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