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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상화폐 돈세탁 추적 가능…블록체인 포렌식, 거래소 대응 조치, 정부 수사와 단속 강화 필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형상화한 모형. (자료사진)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형상화한 모형. (자료사진)

북한이 가상화폐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고도화된 세탁 수법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단속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과학적인 블록체인 분석 기법과 정부의 수사와 단속 강화,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대응 조치 등으로 불법 활동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제제재 전문가인 모야라 루선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17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블록체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블록체인 포렌식을 통해 해커들의 가상화폐 계좌를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루선 교수] “These wallet addresses are just alphanumeric strings, which we call pseudonymous, so it's not exactly anonymous. And most cryptocurrency exchanges are getting better at collecting know your customer information.”

가상화폐 지갑, 이른바 ‘월렛’의 주소는 글자와 숫자가 섞인 문자열로, 완전한 익명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모조의 익명이라는 겁니다.

루선 교수는 대부분의 등록된 가상화폐 거래소가 고객이 가상화폐 지갑을 만들 때 그 고객의 정보를 모으는데 더 능숙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커들이 미등록 가상화폐 거래소나 법적 관할권에서 벗어나 있는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블록체인 포렌식을 하는 회사들은 어느 거래소가 불법적인 거래의 결과물 또는 해킹이나 랜섬웨어 사용 이후 얻게 된 수익을 많이 예치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해커들의 계좌를 파악한 이후 중요한 것은 계좌를 동결시키는 시점이라고 루선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계좌에서 불법 활동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으로 그 활동을 중지시켜야 가상화폐 자산이 빠져나가기 전에 몰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루선 교수] “But the other thing that they will do, because these cryptocurrency exchanges are required, just like banks, to file suspicious activity reports. And so while you may not be able to seize and forfeit any virtual assets, because they've already moved on, and are out of reach, nevertheless, you have a history of those transactions. And, and that's also very helpful.”

루선 교수는 또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일반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수상한 활동을 보고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가상화폐 자산이 이미 거래소에서 빠져나가 이를 몰수하거나 압수하는데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거래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다음에 있을 해커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돈세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불법 가상 화폐 수사를 전담할 부서인 국가 가상화폐 단속국(NCET)을 신설했습니다.

법무부는 이 조직이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가상화폐와 디지털 자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심각한 범죄를 공격적으로 조사하고 법 집행 하는 능력을 키우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가상화폐 관련 분석 회사인 체이널리시스의 에린 플란트 선임 조사국장은 17일 북한의 가상화폐를 둘러싼 활동을 단속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플란트 국장은 이날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미국 법 집행기관들의 수사와 단속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20년 북한의 해킹 활동에 연루된 자금과 관련해 지난해 8월 미 법무부가 280개의 가상화폐 계좌에 대해 몰수소송을 제기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 가상화폐 계좌들은 북한 정권과 연계된 국제 해킹그룹 ‘라자루스’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훔친 약 2천870만 달러 어치의 가상화폐를 돈세탁하는데 쓰였다는 겁니다.

플란트 국장은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법 위반으로 인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와 거래 감시 도구를 갖고 있다면 범죄 활동에 연계된 자금을 동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래소들이 해커들이 훔친 자금을 예치하거나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일부 사례들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란트 국장] "Exchanges are able to freeze funds that are known to be tied to criminal activity, if they have the proper compliance processes and transaction monitoring tools in place. In some instances, exchanges were able to prevent the hackers from depositing or trading the stolen funds on their platforms."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맨디언트’의 프레드 플랜 선임분석관은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단속 강화 움직임에서도 북한 해커들은 계속 가상화폐를 노리는 활동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플랜 선임분석관은 점점 더 많은 일반인들이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 해커들도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플랜 분석관] “For the same reasons that the public is increasingly interested in cryptocurrencies, I think North Korean operators are interested in much the same way. The fact that the cryptocurrency has had a lot of public interest, a lot of hype and very, very high market volatility is what makes it interesting for North Korea. It's very low risk for North Korea relatively to some other kinds of operations they're doing but there's potentially high reward.”

가상화폐가 대중의 매우 많은 관심을 받고 시장의 변동성이 높다는 사실이 북한으로서는 흥미로운 것이라는 겁니다.

플랜 선임분석관은 가상화폐는 북한이 벌이는 다른 불법 활동과 비교해 위험도는 매우 낮으면서 잠재적으로 큰 보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체이널리시스는 16일 북한이 지난해 8월 거래소 해킹으로 훔친 9천 100만 달러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돈세탁했고, 북한 정권이 최종적으로 이 금액을 명목화폐로 인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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