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못지않은 사이버 위협에 대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자 등과도 협력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정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 해킹조직이 러시아의 해킹 범죄조직과 연계하고 있다는 최근 보고서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 북한 해킹 조직이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조직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은 러시아 사이버 범죄자를 포함해 세계 곳곳의 모든 사이버 범죄자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 언급을 자제했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해킹조직 간 협력에 대해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평가하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명시한 것은 주목됩니다.
앞서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는 지난 15일 발표한 사이버 범죄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의 후원을 받는 해킹조직 라자루스 등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범죄 지하조직과 연계한 사이버 범죄 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해킹조직들이 애국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중국 사이버 범죄조직보다 금전 탈취 등에 목적 둔 러시아어 기반 지하 범죄조직과 연계 활동을 더 선호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사이버 범죄 행위에 대해 그 대상이 구소련 등 공산권 국가만 아니면 전략적으로 묵인하고 있으며, 이 점 역시 북한의 해킹조직에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해킹조직이 지난 2015년부터 러시아어 기반 해킹조직과 협력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그들로부터 랜섬웨어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한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이 같은 사이버 범죄 협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실효성을 훼손하고 있고,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을 전용하기 위한 북한의 사이버 범죄 활동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역량 확대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 등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 통합 예산안에 북한 정권의 악의적 사이버 공격 역량에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중요한 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되는 나라의 중앙 정부에 대한 원조에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또 미국 정보당국은 2021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에서도 북한이 중요한 미국의 인프라와 기업 네트워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의 사이버 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