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0년에 걸친 김정은 집권 시기에 거의 매년 열병식을 거창하게 진행했지만 정작 군인들의 열악한 복지와 노동력 착취 등 인권 문제는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뇌물과 비리, 식량 착복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국가 경쟁력이 빈약한 국가는 군사력과 군인들의 기강이 모두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한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 산하 북한 인권감시기구가 14일 김정은 집권 10년간 북한 군인들의 인권 실태를 조사한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기에 북한 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 10명을 심층 면담해 작성했는데, 북한 군인들은 김 위원장 집권기 들어 평균적으로 하루 5시간에서 12시간까지 사상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승주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에 충성도가 약한 장마당 세대 영향과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응으로 풀이했습니다.
이승주 /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위원
“군 내부의 열악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내부의 그런 구타와 이런 열악한 상황을 물리적 정신적으로 견디지 못하는 군인들의 탈영이 증대하니까 군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하는 매개로 사상교육을 삼은 것 같아요.”
보고서는 또 북한 군대 내 만연한 뇌물 비리와 폭력, 과도한 통제와 건설 등에 대한 대규모 노동착취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외출과 면회, 전화 사용을 위해서 상관에게 뇌물을 주는 게 당연히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식량 조달 과정에서 간부 착복으로 인해 병사들이 충분한 식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군 출신 탈북민들은 앞서 VOA에, 간부들조차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뇌물 비리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군인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복지 지원이 매우 열악하고 무기도 매우 낡아 훈련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군사 전문가는 21세기 군사력은 국가의 경제력과 비례한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군대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북한은 인력 부족과 불법 활동으로 군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한 나라의 경제력이 군대를 지원할 수 없다면 군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으로 2005년부터 북한군에 4년 가까이 복무했던 미국 원코리아네트워크의 이현승 워싱턴 지국장은 이런 현실을 비판적 사고 능력이 없는 북한 군인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현승 / 원코리아네트워크 워싱턴 지국장
“미국 군인들이 누리는 복지, 훈련 과정, 미군 군사 장비, 미군들의 생활을 북한 군인들한테 정보를 줘야 북한 군인들이 깜짝 놀랄 것이고 자신들이 이런 환경에서 군사 복무를 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회의감과 질문을 북한 정권에 던질 것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당국이 인민-군 이중 착취 구조를 근절하고 노동력에 대해 충분한 대가를 제공해야 하며, 군 복무 기간 축소, 여성 군인에 대한 성폭력 등 여러 악습·폐단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