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암호화폐 탈취가 국제 제재를 회피하려는 핵심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고 유엔 전문가가 경고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정권이 이런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으로 불법적 수익을 올려 곧바로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김정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보크 조정관은 20일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북한 정권의 암호화폐 탈취가 제재 회피의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릭 펜튼-보크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조정관

“2017년부터 지난 수년 동안 암호화폐의 다양한 재원을 노리는 사이버 기반 금융 범죄가 제재 회피의 핵심적인 부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범죄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펜튼-보크 조정관은 북한 정권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한 물품 조달을 위해 필수적인 것은 자금이라면서, 북한은 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적 수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혁신적으로 모색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금이 없다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개발 속도도 극적으로 늦춰졌을 것이라며, 최근 급증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사이버 범죄 활동으로 챙긴 현금을 바탕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릭 펜튼-보크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조정관

“지난 6개월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사이버’나 ‘암호화폐’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는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엔 전문가패널의 보고서가 제재 회피의 가장 중요한 수법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북한의 사이버범죄의 중대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펜튼-보크 조정관은 또 현재의 상태로는 라자루스와 같은 해커 집단이 자금을 훔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악용하는 게 너무 쉽고 위험은 너무 작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도 20일 북한 정권의 사이버 프로그램이 정교하고 기민한 첩보 행위, 사이버 범죄, 공격 위협을 제기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정권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잇따른 강력 대응 움직임과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히고 북한 정권은 은밀함과 과감한 행태를 보인 전례를 감안할 때 기습적인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북한 정권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으로부터 벌어들인 불법적인 수입으로 지역과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직접 자금을 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달 발생한 6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암호화폐 해킹 배후로 북한과 연계된 해커 집단을 지목해 추가 제재를 부과했으며 지난 18일에는 이런 해커 집단의 범죄 위협을 경고하는 합동 사이버 주의보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VOA에, 미국은 동맹, 파트너들과 이 중대한 사안을 다루기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