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외교 안보 정책에 관여해온 의원들이 최근 한국과 관련해 가장 주시하는 사안은 북한 문제에 앞서 한일 관계 개선과 미중 경쟁 속 한국의 대미, 대중 기조입니다.

북한을 비롯해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미한일 3국 공조 강화가 필수적이고 미국의 조약 동맹인 한국이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게 미국의 국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주한 미국대사 인준청문회에서 이런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밥 메넨데즈 /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한국과 일본 사이에 역사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 갈등을 인식하고 있지만 우리는 또한 북한과 중국 등의 지역적 도전에 대처할 역량을 위해 한일 두 나라와 미국이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원 외교, 군사위 소속의 민주당 팀 케인 의원도 연초 VOA에, 우리가 늘 모색하는 분야가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이라며, 특히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협의체 쿼드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참여하지 않으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한국의 중국 견제 역할과 관련해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던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노선으로 나아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장은 지난달 한반도 안보태세 점검 청문회에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현재 영향력이 어느 수준인지 물으며 미한 간 대중 협력 강화 가능성을 진단했습니다.

공화당의 마이클 월츠 하원의원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중국도 타이완을 침공할 수 있다며, 이에 대응한 한국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클 월츠 /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나는 우리가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새 한국 정부와 함께 공개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또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북한 정권의 미사일 위협에 맞선 역내 미사일 방어망 확충 등 억지력 강화, 대규모 미한 연합군사훈련 전면 재개를 통한 준비 태세 유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된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비판과 함께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더 많이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리스 스미스 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VOA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