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일본 정부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사흘 앞두고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섰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2시 7분께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포착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습니다.
북한이 지난 4일 낮 12시 3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자, 올해 공개된 15번째 무력시위입니다.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지난해 10월 19일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 1발을 시험 발사한 이후 약 7개월만입니다. 당시 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니 SLBM은 정점 고도 60㎞로 590㎞를 비행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SLBM ‘북극성-5ㅅ’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SLBM과 미니 SLBM을 전시한 바 있습니다.
한국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위협 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군은 한미간에 긴밀히 상황을 공유하고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우리 군과 외교·안보 부처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긴장감을 갖고 안보태세에 빈틈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도 “조속한 시일 내 정부 역량을 결집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능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전반적인 북핵 미사일 위협을 재평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내정자는 “기존 용산 국방부 청사 지하에 새로 설치된 위기관리센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 SLBM 발사 상황을 실시간 파악, 새정부 안보 관련 주요 직위자들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2016년 8월 첫 SLBM인 북극성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19년 10월 2일에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과 2021년 1월 14일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올려진 북극성-4형과 5형을 공개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7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비행고도는 약 50km, 비행거리는 약 600km로 SLBM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탄도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선박 등에 대한 피해 정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시 방위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비난한다”며 북한에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이르면 이달 중에도 핵실험의 준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방위성도 미국과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잘리나 포터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6일 전화브리핑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를 해 왔으며, 이르면 이달 말까지 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