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 BTS를 만난 것은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북 정보 캠페인의 중요성 등 북한 주민들에게도 시사하는 게 매우 크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인들처럼 성실하기 때문에 자유와 기회가 주어지면 한류 열풍처럼 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미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세계적인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 BTS가 31일 백악관에서 세계 최강의 지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한국의 세계적인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회동은 대북 정보 캠페인의 중요성과 북한 주민들에게도 희망을 일깨워준다고 진단했습니다.
대북 정보 유입 방안을 연구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루멘’ 설립자인 백지은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은 31일 VOA에, 이번 백악관 회동은 “북한 정부가 개방을 결정할 경우 북한 사람들에게 어떤 잠재력이 있을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희망의 상징을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연구원] “This meeting between BTS and Biden can provide a very strong symbol of hope for what the potential for the North Korean people can be if the government decides to open up,”
미국 안팎에 수많은 아시아계 음악 밴드가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BTS를 선택한 것은 세계적인 인지도 때문으로, 한국이 경제·문화·미디어·음악·예술 면에서 강국이 됐다는 것을 북한 정부, 북한 주민들과 공유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백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인들처럼) 세계에서 가장 성실한 사람들 중 하나라는 것을 세상도 알고 있다”면서 북한 정부가 국가 경제를 개방해 국제사회와 다양한 교류를 펼친다면 북한인들도 한국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과 BTS의 회동이 한국의 연성 파워(소프트 파워) 능력과 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BTS를 만난 사실은 K팝을 ‘악성 암’으로 규정해 북한에 유입되는 모든 정보를 단속하는 김정은에게는 “달갑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국장] “I think President Biden's meeting with BTS showcases the power of South Korea's soft power. How South Korea's soft power has increased to this level. So the fact that President Biden the most powerful man in the world is meeting with BTS. I think this is not a good signal for Kim and he's not gonna like it. Internally as Kim Jong Un himself said that K-pop is like cancer to be avoided. It cracks down on any kind of information coming into North Korea,”
테리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BTS 회동을 계기로 대북 정보 유입 캠페인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유일하고 실질적인 해법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진정한 이해를 갖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지도부의 위협에 맞서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은 정보 유입이라는 설명입니다.
[테리 국장] “Ultimately, that is the only real solution to deal with the North Korean problem is to get the people of North Korea to have a true understanding of the outside world. And so I think there's a variety of ways but the most important thing is for the Biden administration to prioritize getting information into North Korea as the number one issue in dealing with North Korean threat.”
테리 국장은 이런 대북 정보 유입 임무를 장기적으로 이끌 적임자를 바이든 행정부가 임명하는 것이 이런 의지를 반영하는 조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역시 ‘바이든-BTS’ 회동은 “한국 문화와 소프트 파워의 세계적인 우월성을 보여준다”며 김정은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Kim Jong-un is probably looking at this and really seeing how much of his nuclear power and missile power how it's really weak in the face of the entire strength of South Korean culture, society, politics, and national security. So it really, it does send I think, an important message because, in fact, Kim Jong Kim Jong-un just cannot compete with the power of South Korea.
“김정은이 이번 회동을 보면서 자신의 핵·미사일 무력이 전반적인 한국의 문화, 사회, 정치, 국가 안보의 위력 앞에 얼마나 나약한지 실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란 겁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과 BTS의 이번 만남은 “김정은은 한국의 힘과 경쟁할 수 없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터프츠대 플래처 외교법률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과거 K팝 걸그룹인 ‘레드벨벳’을 평양으로 초청해 공연까지 즐겼던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는 K팝을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자를 가혹하게 처벌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과 BTS의 회동은 기본적 인권의 중요성을 북한에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성윤 교수] “이런 아트나 예술, 노래, 음악, 미술, 무대 등등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인권 문제입니다.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 보편적인 인권 문제인데 이렇게 국가 차원에서 심하게 처벌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BTS와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도 그 정보를 접촉하게 되고 많이 알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북한 주민들도 아니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이고 미국 사람들도 듣는데 왜 우리만 못 듣게 하느냐? 왜 우리만 접하지 못하게 하느냐?”
이 교수는 미국의 많은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는 유독 관심을 가질 기회가 없다면서, 이번 회동에서 짧게라도 북한 인권 문제가 언급된다면 미국과 전 세계에 적지 않은 자극이 될 것이란 개인적인 희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BTS는 31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7명의 멤버가 모두 짧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번 백악관 방문 목적이 ‘반아시안 증오범죄와 차별 대응 방안’이기 때문에 북한은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기본적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BTS 멤버들]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평등은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BTS와의 만남을 계기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첨단 장비·기기를 통한 효율적인 대북 정보 유입 방안 등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하버드대학 벨퍼 센터의 백지은 연구원은 미국의 많은 기술 업체들이 대북 정보 유입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장비와 기기 반입 등에 대한 대북 제재 위반 우려 등으로 꺼리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등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대북 정보 유입 업체들에 대한 제재 면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연구원] “So what the Biden administration can do is to create easy waivers for tech companies and other American entities that want to engage in very broad information campaigns, like providing access to internet or whether it's Starlink or Google Loon, shadow internet, or other satellite internet in addition to Starlink or technology companies that want to donate hardware like satellite phones or microSD chips or laptops or cell or satellite texting devices.”
이런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로 북한에 ‘스타링크’ 같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제공, 고도 20km 성층권에 풍선을 띄워 오지까지 인터넷을 보급하는 ‘구글 룬(Google Loon)’ 프로젝트, 위성 기반 휴대폰과 문자 서비스, 마이크로SD 카드, 휴대용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조속히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군과 한국군의 대북 정보 유입 역량도 매우 다양하고 방대하다며,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먼저 대북전단금지법 대체, 정보 우위에 기반한 전략적 대북 영향력 행사를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