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 3를 운용하는 미국 제20공군과 예하 제90미사일부대가 이달 초 해군전쟁대학 교수들을 초대해 북한에 대한 강연을 열었습니다. 테렌스 로리그 교수와 데이나 스트럭먼 교수가 북한의 군사력과 동맹에 대한 확장억제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 미사일 부대로부터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VOA에 국방부나 해군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공군 관계자들이 북한의 도발 움직임을 주시하고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 문제에 다양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로리그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로리그 교수님, 제20공군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인 미니트맨3를 운용하고, 예하 제90미사일 부대는 미니트맨3의 발사와 관리를 맡고 있죠?
로리그 교수) 그렇습니다. 제90미사일 부대는 지상에서 ICBM을 운용하는 미사일 부대 세 곳 중 하나이며, 미국의 3대 핵전력 태세의 한 축을 구성합니다. 전략핵잠수함과 전략폭격기가 다른 두 개의 핵전력 태세이고요. 우리는 와이오밍에 있는 미사일 부대를 방문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올해 ICBM을 발사했는데, 그 곳 부대원들이 북한 ICBM을 격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나요?
로리그 교수) 이 부대는 미사일 방어 부대가 아니고 억지력을 유지하는 부대입니다. 그들은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부대의 능력은 핵 억지력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미국의) 핵 타격, 핵 보복 위협을 인식시켜 상대가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사일 부대들의 역할에 있어 방어와 억지력은 중요하고도 다른 개념입니다.
기자) 미 해군 산하의 해군전쟁대학에서 참모들을 교육하고 계신데요, 공군의 ICBM 부대와 교류하는 것이 드문 일인가요?
로리그 교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여러 다른 단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브리핑도 받습니다.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을 감안했을 때 국제관계에서 핵무기의 역할과 핵 억지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강조되는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해군전쟁대학에서 이런 주제를 가르치는 우리도 미사일 운용요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운용요원들도 특정 지역과 주제에 대한 전문가들과 교류하고 배우고자 하는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기자)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이 모두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인가요?
로리그 교수)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더해 러시아는 핵(사용) 위협을 암시하고 핵 엄포(posturing)를 놓고 있고, 중국은 핵 무기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 관련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환경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관심이 집중돼 북한의 핵 위협이 때로는 필요한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을 너무 뒤로 멀리 제쳐 둬서는 안 됩니다. 북 핵과 관련해서도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이번에 로리그 교수님은 제20공군 지도부와 군인들에게 주로 북한 핵 문제를 강연하셨습니까?
로리그 교수) 예, 주로 북한에 대해서, 그리고 확장억제에 대한 동맹국들의 생각을 강연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계해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어떤 우려를 가지고 있고, 어떤 교훈을 얻고 있는지도 소개했고요. 저는 제 강연을 항상 북한 역사 개관으로 시작해서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다루곤 합니다. 많은 경우 강연을 듣는 이들은 북한에 대해 신문에서 읽는 내용 위주의 매우 제한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경제적,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서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미국 정책 입안가들이 혹시 생각한다면 그것은 문제입니다. 우리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하고, 이 정권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접근해야 합니다.
기자) 교수님이 김정은 위원장 사진, 김정일 위원장의 운구차 사진, 장성택 사진, 김정남 독살을 보여주는 사진 앞에서 강연하는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제20공군 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까?
로리그 교수) 북한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에 대해 언제나 관심이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은 대부분 북한에 대해 표면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특히 이들은(제20공군) 북한의 생각과 현 경제적, 정치적 상황에 대해 관심이 있었습니다. 제20공군 관계자들은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운용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입니다. 따라서 운용 결정에 정보를 제공할 세부 사항들을 배우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 강의에는 공군 지도부를 비롯해 보다 낮은 직위의 운용요원까지 참여했습니다. 질문은 전반적으로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북한 경제, 북한의 전략과 원칙(doctrine)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요. 최근 북한의 많은 미사일 발사와 역량 진전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질문, 또 북한의 핵 역량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기자) 북한이 최근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데, 제20공군에서도 북한 위협에 대한 주의가 높아졌나요?
로리그 교수) 물론입니다. 그들은 이러한 움직임들을 주시하고 있고 우려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앞서 말했듯이, 러시아와 중국의 행동에 대해 관심이 더 많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도 분명히 그들의 생각 속에 들어있습니다. 제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미국의 핵 타격 가능성이 제시될 때는, 적국의 행동을 억지하는 데 있어 미국의 모든 핵 전력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핵) 미사일 사용이 미국의 첫 핵 대응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우선은 더 작은 위력의 전술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입니다. 억지력은 하루 24시간 작동하는 것이고, 제20공군은 더 크고 넓은 전력의 일부입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했고,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구체적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어떤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로리그 교수) 명백히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연합훈련이 코로나 이전,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시절 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보다 “정상적인” 훈련들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전략자산의 (한반도) 복귀는 억지력을 강화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전략자산을 ‘전기 가감 저항기’(Rheostat)로 봅니다. 필요하면 높이고, 또 다른 필요에 의해 낮출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미한 연합 훈련에서 미국 전략 자산을 보게 될 것입니다. 북한에 대해서 신호를 보내면서, 또 한국 국민들에게는 ‘핵무기도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안심을 주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신호를 주는 장치들이 너무 도발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확장억제력 실행력 제고는,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어렵지만 제가 보기에는 동맹의 신뢰도와 전반적인 방위 공약을 과시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미한 동맹은 상당한 역량이 있고, 일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취약하지 않습니다.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역량도 개발하면서, 한국 일각에서는 과연 동시다발적 핵 공격이 있을 때 미국이 한국을 보호할 것인가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핵무장론도 나오고요. 미국이 어떻게 한국에 더 확신을 줄 수 있을까요?
로리그 교수) 매우 중요한 질문이며 동맹의 핵심 문제입니다. 한국인들이 핵 옵션을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이 핵 무장을 선택한다면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의 방위 공약은 강력합니다. 북한의 공격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고, 북한이 과연 정권 생존을 위태롭게 할 그 길을 끝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습니다. 북한이 여러 다른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우려되지만, 꼭 북한이 이런 다양한 무기를 다 사용할 것이라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한반도 분쟁 상황에 대비해 여러 선택지를 열어놓고 무기를 다각화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저는 현 상황에서 북한을 억지할 수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최근 제20 공군과 예하 제90 미사일부대에서 북한 문제를 강의한 테렌스 로리그 해군전쟁대학 교수로부터 군 관계자들의 북한 관련 인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