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기구와 일부 정치인들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게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면밀히 수사할 것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해당 사건이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훈)
영국 의회 내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 공동의장인 데이비드 알톤 상원의원이 의원실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입니다.
서한은 이 모임을 대표해 알톤 의원이 주도했으며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정치인들, 영국에서 인권·시민 운동가로 활동하는 탈북민 박지현 씨와 티머시 조 씨도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통일부가 공개한 탈북 어민 북송 사진을 보고, 가장 깊은 슬픔과 우려를 표하기 위해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진을 보면 어민들은 의지에 반해 북송됐고 강압적으로 북한에 넘겨졌다며, 설령 어민들이 당시 한국 정부 주장대로 ‘흉악범’일지라도 한국 헌법에 따라 적법한 처분을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왜 이런 북송 조치가 이뤄졌는지 새 한국 정부가 수사해주길 촉구하며 한국의 법치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지켜야 할 국제 의무를 훼손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송 어민들이 처형되거나 평생 고통받을 것이라며, 남북한 사이 합법적인 범죄인 인도 조약이 없는데, 누가 이런 지시를 내렸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서한 작성에 참여한 ‘북한 문제에 관한 초당파 의원 모임’의 티머시 조 행정관은 VOA에, 알톤 상원의원이 사진을 보자마자 경악하며, 한국에 편지를 쓰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티머시 조 / 탈북민, 영국 의회 근무
“딱 (사진을) 보는 순간에 알톤 의원이 보기에 ‘쇼킹하다’, ‘믿을 수가 없다’ 했어요. ‘3년 전에 통일부에서 나왔던 브리핑하고 이건 완전 다르다’며 편지를 쓰자고, APGG가 영국 의회를 대표해서 써야 한다고…”
앞서 세계 최대의 국제인권단체로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앰네스티도 VOA에 보낸 성명에서 탈북 어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거부당했다며 한국 정부가 국제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한국 안팎에서는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대선 토론에서 흉악범이라도 사형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사형제도 폐지를 강조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제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어기고 대표적인 비밀·공개 처형국가인 북한에 어민들을 송환한 데 대해 충격적이란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최근 한국 정부가 탈북 어민들을 북송한 과정을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계속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