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올해 방위백서에서 자위대의 ‘반격 능력’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이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기회에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미한일 동맹의 방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일 관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22일 일본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2022 방위백서’에서 ‘반격 능력’을 언급한 것은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f there is a missile warming up on the launch pad in North Korea, we have the right to strike it before it hits us. That would be a self-defense.
“만약 북한의 발사대 위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면 우리는 미사일이 우리에게 떨어지기 전에 먼저 타격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이는 자위에 해당한다”는 메시지라는 겁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일본의 방위백서 작성 방향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This has been under discussion for a while. Every time North Koreans do that kind of thing, it reinforces the need for that discussion. It’s certainly used by certain forces in Japan who have particular ideology to help make their case.
일본에서 ‘반격 능력’은 한동안 논의돼 온 주제이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할 때마다 그 같은 논의의 필요성이 강화됐다는 겁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특히 북한의 도발적 행동은 일본에서 특정 이념을 가진 세력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이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국방부가 22일 공개한 ‘2022 방위백서’는 일본 자위대가 위기 상황에서 ‘반격 능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헌법상 전쟁을 할 수 없는 일본이 방위백서에 ‘반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서는 일본의 방위 정책을 다룬 장에서 ‘급속히 변화하는 미사일 기술에 대한 대응’이란 항목 아래 “일본 주변의 극초음속 활공 무기와 변칙 궤도 미사일”을 거론하며,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른바 반격 능력을 포함한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일본이 미사일 공격을 받을 시 다른 수단이 없는 한 적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것은 자위의 범위에 포함된다”면서 “이는 선제 공격과 분명히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선임자문관을 지낸 제임스 쇼프 사사카와 평화재단 연구원은 ‘반격 능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일본이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쇼프 연구원] They are responding to what NK is doing – continued development of their missile program. Those more unusual or uniquely capable missiles that NK is testing.
북한이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미사일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방위백서 서문에 “북한은 2022년 들어서도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해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을 일방적으로 증가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방위백서는 북한에 대해 지난해와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항목을 따로 만들어 “미사일 방어망을 뚫기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 능력 향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또 일본이 평화헌법에 의거해 전쟁을 할 수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공격당한다면 반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쇼프 연구원] Japan will not attack another country first, but if they have been attacked already and they are expecting further attacks, they’ll try to suppress or reduce enemy ability.
일본이 다른 나라를 먼저 공격하진 않겠지만 만약 일본이 먼저 공격당하고 추가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적을 압박하거나 공격 능력 약화를 시도를 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다만 일본 방위백서가 ‘반격 능력’을 언급하면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방위성이 직접 얘기하는 것 보다 안전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서 미일 관계를 연구하는 고시노 유카 연구원은 ‘방위백서가 처음으로 ‘반격 능력’을 언급한 것이 일본 평화헌법 개정과 재무장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VOA질문에 “일본의 반격 능력 고려는 성격상 자위에 해당하며 주된 목표는 미사일 공격을 억지하는 것이므로 헌법 개정을 따로 요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고시노 유카 연구원] Japan’s consideration of counterattack capability remains to be defensive by nature, and the main purpose is to deter missile attacks. Thus, it does not necessary require revising the Constitution.
그러나 이 같은 논의가 처음이 아니라해도 일본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안보전략을 개정하고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방위계획대강을 개정할 것으로 관측되는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고시노 유카 연구원] This is not a new debate, but the timing was important because it will revise 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for the first time since 2013 and the National Defense Program Guideline since 2018.
이 기회에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미한일 동맹의 방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일본의 ‘반격 능력’이 미일 동맹의 구조 안에 통합된다면 미국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As long as this capability was integrated to the alliance structure, we would not oppose this. As you know South Korea has counter attack capability so this isn’t unique to Japan.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한국도 미사일에 대응하는 반격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일본에만 유일하게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일본이 미사일 방어체계의 통합을 논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t really calls out for the necessity of trilateral dialogue and consultation between Japan-South Korea and US about missile defense and extended defense as well and potential for integration.
지금 상황은 미한일 3국이 삼각 대화와 회담을 통해 미사일 방어 및 방어의 연장을 논의하고 잠재적인 체계의 통합을 논의할 필요성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올해 일본 방위백서는 북한과 중국을 역내 위협으로 거론하며, 양국 다 ‘침략국’인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며 그 원인이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