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시아 대사가 북한의 신종 코로나가 한국의 대북전단 때문에 발생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해 유럽연합은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공개적인 과학적 토론과 투명성, 동료 전문가들 사이의 평가가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럽연합(EU)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과 관련해 발병 초기부터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U 대변인] “When it comes to the origins of the COVID-19, our position remains the same as it has been all along since the start of the pandemic - it is first of all, a task of independent medical and scientific investigation and research to determine the origins of this virus. In this context, we took note of the WHO Global Study of Origins.”
EU 대변인은 1일 대북 전단이 북한의 코로나 감염 위험을 높였다는 주북 러시아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바이러스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무엇보다 독립적인 의학과 과학적 조사와 연구의 몫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EU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에 대한 국제 연구에 주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U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 감염 경로에 대한 높은 수준의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공개적인 과학적 토론, 투명성, 동료 전문가 사이의 평가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U 대변인] “Open scientific debate, transparency and peer review is crucial to reach a high standard of conclusions. For these reasons, the EU and its Member States encourage the WHO to facilitate and support further engagement of the international scientific community in this regard.”
그러면서 이 같은 이유때문에 EU와 EU 회원국은 WHO가 이와 관련한 국제 과학계의 관여를 촉진하고 지원할 것을 독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5일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국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원 조사가 이뤄졌고 “검증했던 모든 사람이 의심할 여지 없이 신종 코로나가 남조선에서 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 유입경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면서 남한과의 접경지인 강원도 금강군에서 신종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상이 나타났던 주민들이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과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대북 전단을 통한 신종 코로나 유입 주장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틴 맥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교 교수는 앞서 VOA와의 통화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바이러스라며, 재채기와 기침 등으로 전파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맥키 교수]”That’s now how the COVID is transmitted. And also, I haven’t seen any evidence to support transmission through package or mail.”
맥키 교수는 소포나 우편물을 통한 신종 코로나 전염을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WHO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연구결과 매개물을 통한 신종 코로나 감염 위험은 일반적으로 1만분의 1로 매우 낮다며, 오염된 표면과의 접촉이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