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재개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한 연합훈련과 미국 부통령 방문을 겨냥한 ‘시위’ 차원으로 해석했습니다. 날로 진화하는 미사일 성능을 점검하고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민간연구소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8일 VOA와 통화에서 북한의 최근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엘런 김CSIS 선임연구원] “North Korea usually has done this sort of missile test when there is a US-ROK joint naval exercise. So I will say that this is a protest against the joint naval exercise involving the US nuclear aircraft carrier. And also the vice president is going to visit South Korea very soon. So I'll say that this is also aimed at her visit.”
북한은 주로 미한 연합 해군훈련이 진행될 때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왔으며, 이번 도발도 미군 핵 항모가 참여하는 연합훈련에 대한 시위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이를 겨냥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호는 항모강습단을 이끌고 지난 23일 한국 부산항에 입항했습니다.
레이건호는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 등을 이끌고 한국 해군과 함께 동해에서 29일까지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 항모가 참여하는 한반도 주변 미한 연합해상훈련은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이어졌던 2017년 11월 이후 약 5년입니다.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5일~28일까지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29일 한국으로 이동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합니다.
미 정부는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을 한국 방위 공약의 확약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방 전문가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두 차례 발생한 북한의 무기 역량 과시가 정치적인 메시지에 더해 다중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 “The two recent demonstrations of weapons capabilities could be read in the context of recent developments in the US-South Korea alliance, including VP Harris' visit to Seoul, but taking a step back, they could also indicate Pyongyang's gearing up for an escalation of provocations in the weeks ahead.”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을 비롯해 최근 미한동맹 강화 움직임이라는 맥락에서 읽을 수 있고, 북한 정권이 앞으로 수 주 이내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준비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 김 연구원은 북한이 본격적인 핵 실험에 앞서 적절한 때를 기다리면서, 미사일 발사를 통해 먼저 국제사회의 반응을 보려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은 정치적으로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더 최적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무부 정책자문관을 지낸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대내외 메시지와 더불어 군사적 목적 등 여러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Their fundamental goal is to make sure all this technology works and to advance their capabilities. But if they can tie it to political messaging, I think they get a twofer out of it. And that also helps them internally, shows that ‘here, we're standing up to the United States’ by doing this.”
북한 미사일 발사의 근본적 목적은 기술이 작동하게 하고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인데, 거기에다 정치적 메시지까지 묶어서 보낸다면 북한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미국에 이렇게 맞선다’는 모습을 보여줘 북한 내부적으로 얻는 효과도 있다고 매닝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들어 미사일 도발 이후 관련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계속해서 유엔 결의를 위반하며 미사일을 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Whatever the reason, it's yet another violation of UN resolutions, and just another indication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continue to defy UN resolutions requiring them to abandon their nuclear and missile program.”
무슨 이유가 됐건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이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촉구하는 유엔 결의를 계속 위반할 것이라는 표시라는 것입니다.
너무 잦은 미사일 도발로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피로가 누적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클링너 연구원은 “실제로 북한은 올해 이미 그 어떤 해 보다 많은 수의 미사일을 쐈다”며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So we will respond much more strongly to a nuclear test. Washington and Seoul have announced they have plans to do so. I don't think there's going to be much reaction to these launches other than sort of peremptory statements of criticism.”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은 이미 북한 핵 실험에는 훨씬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미사일 발사에 관해서는 단호한 비판의 성명 외에는 별다른 대응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DMZ 방문에서 이번 미사일 도발에 대해 더 확실한 미국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엘런 김 CSIS 선임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DMZ 방문을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엘런 김CSIS 선임연구원] “So I think vice president will take this opportunities and to send a very strong message to North Korea, and also reassure South Korea, about US’s strong commitment to defend South Korea from North Korea's provocation and possible nuclear or missile test or attack.”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또 해리스 부통령이 북한의 도발과 잠재적인 핵 또는 미사일 시험과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약속을 재확인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