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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30일 점령지 합병조약 체결...미얀마 수치 '기밀누설' 징역 3년 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기념행사에서 청중에 인사하고 있다.(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름반도 합병 8주년 기념행사에서 청중에 인사하고 있다.(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30일,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와 영토합병 조약을 체결합니다. 유럽연합(EU)은 이에 맞서 러시아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미얀마 군부 법원이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에게 징역 3년 형을 또 선고했습니다. 브라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혼란이 가열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일정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을 위한 조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새로운 영토를 러시아로 공식 합병하기 위한 행사가 30일 크렘린궁에서 열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주민투표부터 합병까지 상당히 빨리 진행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7일 주민투표가 끝나고 불과 사흘 만에 조약식을 갖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주민투표 후 합병을 서두르지 않고, 서방과의 협상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예상대로 30일 조약식을 치르고 공식 합병을 선포할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주민투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가지고 있는 영토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한 것 자체가 부당하고,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정면 위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민투표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비공개 투표가 보장되지 않은 채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투표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러시아의 합병을 앞두고 점령지 내 일부 주민은 현지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도 군 동원령을 피해 탈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군 동원령 발표에 이어, 조지아 등 인근 국가로 탈출하려는 러시아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접경한 이웃 국가들의 국경 검문소에는 러시아에서 오는 차량으로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조지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등 육로를 통해 나온 러시아인은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이런 행보에 대응해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이 또다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추가 제재안을 내놨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가짜 주민투표와 영토 합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러시아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결의가 확고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새 제재안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됩니까?

기자) 집행위가 마련한 제재안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이번 8차 제재안에는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광범위한 수입 금지 조처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첨단 핵심기술의 수출 금지 확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제재안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는 러시아가 반도체 수입이 힘들어지자, 가전제품에 들어있는 반도체 칩을 빼 미사일 등 무기에 사용하고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새로운 제재로 러시아에 70억 유로, 미화로 약 68억 달러의 손실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EU가 이번 추가 제재에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도입할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28일) 기자회견에서, EU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도입해 러시아의 수입을 줄이고 세계 원유 시장의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앞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EU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EU 회원국들이 동의해야 제재안이 채택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다음 달 6일과 7일 이틀 동안 체코 프라하에서 회동하는데요. 그전까지는 계속 회원국 간에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28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11억 달러 규모의 추가 무기 제공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번에 지원되는 무기는 특히 기존의 보유하고 있는 무기가 아닌 새로 제작되는 무기가 포함돼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재고가 아닌 신품을 지원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을 염두에 둔 조처라고 풀이했습니다. 다시 말해 전쟁이 길어지면 재고품 무기를 계속 공급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미국의 군비 축소로 연결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무기를 별도 제작해 공급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추가 지원 품목에는 어떤 무기 체계들이 포함됩니까?

기자) 네. 최근 전쟁의 상황을 급격히 바꾸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18대와 험비 차량 150대, 전술 차량 150대, 드론 탐지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고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이로써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규모는 162억 달러가 넘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자료사진)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에게 또 징역형이 선고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 법원이 29일,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로써 수치 전 고문의 형량은 기존의 20년에서 23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이 이번에 유죄 판결을 받은 혐의는 뭔가요?

기자) 공직자 기밀엄수 위반 혐의라고 법정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현재 수치 전 고문의 재판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고요. 수치 전 고문의 변호인단도 언론과의 인터뷰가 금지돼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은 지금 여러 개의 혐의를 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불법 무전기 소지, 부정선거, 뇌물수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규정 위반 등 10여 개 넘는 혐의로 기소돼 있고요. 각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이미 불법 무전기 소지, 부정선거, 부패 등의 혐의에 대해 각각 4년에서 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요. 기소된 혐의가 다 인정되면 최대 19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수치 전 고문은 어디 있습니까?

기자) 수도 네피도 교도소 내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앞서 미얀마 군사 정권은 수치 전 고문의 가택 연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수치 전 고문의 재판 절차가 모두 끝나면, 교도소에서 가택으로 거처를 옮겨 연금 상태로 지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의 측근도 이날 함께 형량이 선고됐다고요?

기자) 네. 호주인 숀 터넬씨도 역시 3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터넬 씨는 시드니 맥쿼리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로, 오랫동안 수치 전 고문의 경제 자문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터넬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뭐죠?

기자) 역시 기밀 누설죄입니다. 터넬 씨는 이미 이민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3년 형을 선고받고 20개월 복역해왔는데요. 이번에 공직자 기밀엄수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서 복역 기간이 늘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터넬 씨 외에 재판을 받고 있는 외국인이 더 있습니까?

기자) 네. 비키 보우먼 전 미얀마 주재 영국 대사와 대니 펜스터 미국 기자, 일본인 다큐멘터리 작가 구보타 도루 씨 등도 미얀마 군부에 구금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이민법 위반, 반군부 선동 등입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 1일,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주축으로 한 군부가 민간 정부를 전복하고 집권했습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어도 1만2천500명이 구금됐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자료사진)
자이르 보우소나루(사진 왼쪽) 브라질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브라질이 곧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0월 2일 브라질에서 대통령 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한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의 후보가 다시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에는 누가 나서고 있습니까?

기자) 네. 현직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등 총 11명이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파 자유당의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좌파 노동자당을 중심으로 한 룰라 전 대통령 간의 양강 구도로 굳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결국 전∙현직 대통령의 경쟁 구도로 좁혀졌다는 거군요. 그렇다면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로 끝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브라질 여론 조사기관인 ‘IPEC’가 26일 공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48%로 과반 득표에 근접했습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1%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브라질의 대표적인 여론 조사기관인 ‘다타폴랴(Datafolha)’를 비롯해 브라질의 여러 여론 조사기관도 비슷한 수치를 내놓고 있습니다. 다타폴랴가 지난 22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47%의 지지율로 33%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여유 있게 앞섰습니다.

진행자) 현재로서는 어느 후보도 과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1차 투표에서 승자를 가릴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 측은 지지율이 계속 오르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면서, 결선 투표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PEC 여론 조사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3주째 지지율이 1%P씩 올랐고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번 조사 모두 31%로 제자리걸음을 했는데요. IPEC 측은 선거 전날인 1일 한 차례 더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론 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유권자 10명 가운데 8명은 이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뽑겠다고 말하고 있고요. 두 후보에 대한 찬반 입장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정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미 오래전에 어느 후보를 찍을지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전자투표 시스템이 사기당하기 쉽다는 주장도 거듭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승복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이번 1차 투표에서 자신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 반대자들은 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와 경제 실패를 지적하고 있는데요. 브라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약 70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룰라 전 대통령도 국제사회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2002년에 브라질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국제 사회의 이목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죠. 룰라 전 대통령은 2006년 재선에 성공해 2010년 말까지 재임했는데요. 퇴임 후 뇌물수수,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 연방 대법원은 하급심의 유죄 판결을 잇달아 무효화했고요. 룰라 전 대통령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브라질은 대선을 앞두고 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6일에도 남부 파라나주 카스카베우시의 한 술집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가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마토그로수주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가 룰라 지지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대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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