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해상으로 다시 전개된 것은 동맹에 대한 확장 억지를 재확인하면서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특히 미 항공모함 전력이 지도부를 포함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5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강습단이 며칠 만에 한반도 인근 동해로 다시 파견된 것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하며 미 해군 전력의 기민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23일 한국 부산항에 입항한 로널드 레이건호는 30일까지 미한, 미한일 연합 훈련을 진행하고 떠났다가 북한이 4일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5일 다시 동해 공해상으로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연구원은 레이건 항모강습단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력 제공 시 매우 중요한 재래식 능력을 보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래식 무기로 북한 전역 어떤 곳이든 타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t has the capability with this entire battle group to target anywhere inside North Korea with conventional weapons. It can attack North Korean air defenses, it can attack leadership targets, it can attack command control facilities, and of course it can detect missile launch sites. So it demonstrates a superior strength and capability of the U.S. Navy and the U.S. military to strike at will wherever is needed to defend South Korea.”
맥스웰 연구원은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북한의 방공망, 지도부 표적, 지휘통제부를 타격할 수 있고, 미사일 발사 장소들도 탐지할 수 있다”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곳이든 타격할 수 있는 미군의 우세한 힘과 역량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중, 지상, 수중에서 북한을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정밀타격(pinpoint target)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n the North everything is centrally controlled. So it’s critical that those command and control capabilities, whether they are in terms of leaders or in terms of communications facilities, that they are quickly targeted to be able to really destroy the North Korean military.”
맥스웰 연구원은 “특히 북한에서는 모든 것을 중앙에서 통제한다”며 “북한 군을 파괴하기 위해선 지도부든 통신시설이든 지휘통제 역량을 초기에 겨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레이건호 재전개와 관련해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동맹의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도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동해에 재출동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의 힘과 억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기동력 있게 군사 역량과 자산을 보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can add, a back-fill of resources that you can bring to bear against an adversary in a fairly quick order in a way that our other services, the Army, the Air Force, the Marines can’t do. An aircraft carrier can bring a lot of assets and capability along with it.”
고스 국장은 항모강습단이 “적에 대응해 매우 빠른 방식으로 자원을 보강할 수 있다”며 “육군, 공군, 해병대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항모강습단이 북한 지도부 제거 작전을 펼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 question is trying to find out exactly where the leadership is, which is not easy, especially in North Korea that’s built on a country full of tunnels all over the place. And you don’t really know what the unintended consequences of taking out the supreme leadership would be, it could lead to all kinds of catastrophes.”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고스 국장은 “지도부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특히 북한의 경우 전역에 지하터널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 어떤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지 알 수 없고, 여러 다른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한일 연쇄 연합훈련 중요”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 한국, 일본이 잇따라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달 26일~29일 레이건호가 동원된 연합 해상훈련을 벌인 데 이어 30일에는 일본이 합류해 미한일 연합 대잠수함전을 진행했습니다.
또 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직후에는 한반도 서해와 동해에서 각각 미한, 미일이 양자 훈련을 했고 6일에는 다시 미한일 3자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한일 세 나라의 공조를 과시하는 것이 북한의 오판을 막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Given how bad tensions had become between Tokyo and Seoul in relatively recent times, North Korea might have developed some kind of a potentially erroneous but still plausible theory that somehow South Korea wouldn’t want Japanese help and Japan wouldn’t be willing to provide it. And the two would wind up in such a squabble that it interfered with a response in a crisis and gave North Korea therefore a window of opportunity. You wouldn’t want that sort of a theory to develop in the head of Kim Jong Un or his generals, so you want to demonstrate the cohesion of the alliance.”
오핸런 연구원은 최근 한일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반도) 유사시 한국은 일본의 도움을 원치 않고 일본도 한국을 돕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북한이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나 그의 장성들이 이러한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동맹 간 단결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미한일 연합 훈련들은 “과거 뚜렷하지 않았던 새로운 부분을 보여줬다”고 오핸런 연구원은 평가했습니다.
한편 백악관이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을 ‘장거리’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기술적인 용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이 해석했습니다.
4일 백악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관련 성명에서 이 미사일을 ‘장거리 미사일(long-range)’로 규정했습니다.
반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미사일이 고도 970여km로 4천50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했다며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인 ‘화성 12-형’을 발사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미국 미사일 방어청(MDA)은 화성-12형을 중거리(intermediate-range) 미사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는 5일 VOA에 “‘장거리(long-range)’라는 표현은 표준화된 용어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The phrase long-range doesn’t have a sort of standardized terminology. But in the Korea context, ever since the 1990s, the U.S. tended to refer to use the phrase long-range to mean anything with the range of Nodong or greater.”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1990년대 이후 미국은 ‘노동 미사일’과 그 보다 긴 사거리의 미사일들을 ‘장거리’라고 지칭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미사일로 널리 알려진 화성-7 미사일은 준중거리 미사일로 사정거리가 1300km입니다.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장거리라는 것은 보는 사람의 생각에 달린 것”이라며 “물론 미국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장거리이지만 미국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장거리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