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중진의원이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를 대북 정책에 통합해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미국의 조속한 북한인권특사 임명과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인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의원이 북한의 핵과 인권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스미스 의원은 6일 민간연구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스탠퍼드대학이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북한 인권 토론회에서 더 열악해진 인권 상황과 최근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의원] “Unfortunately, North Korea's COVID-19 restrictions have aggravated the country's already egregious human rights violations. Meanwhile, North Korea is continuing its provocations… Against this backdrop, we need to remind the Biden administration of the compelling need to integrate human rights into all of its engagement with North Korea and Kim Jong-un.”
불행히도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규제는 가뜩이나 심각한 인권 침해를 악화시켰고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미스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모든 관여에 인권을 통합해야 할 강력한 필요성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의 워싱턴 방문을 반기며 전임 문재인 정부와 달라진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의원] “Thankfully, the new South Korean administration seems to be taking human rights in both North and South more seriously, as evidenced by the appointment of human rights ambassador for North Korea Shin-wha Lee. President Moon failed to fill that position for all five years of his presidency.”
전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5년 내내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자리를 채우지 않았지만 이 대사 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윤석열 정부는 남북 모두의 인권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스미스 의원은 또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 의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모두가 충격을 받고 실망했었다며 탈북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해 “중국 정부가 북한의 끔찍한 인권 기록을 지탱하는 데 계속해서 결정적이고 매우 부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미스 의원] “Frankly, I must emphasize that Beijing has continued to play a critical and very negative role in sustaining North Korea's horrific human rights record. Xi Jinping must be called out and to the extent possible, held to account.”
시진핑을 호명해 가능한 최대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적 자세가 북한의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 문제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하원의원 17선을 지낸 뒤 은퇴한 프랭크 울프 현 국제종교자유위원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오랫동안 유엔에서 북한의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울프 전 의원] “Furthermore, China along with Russia has long served as North Korea's protector in the United Nations. As permanent members of the UN Security Council, China and Russia have used a veto power to enable North Korea to evade international security, scrutiny and sanctions, even over its human rights abuses and nuclear provocation.”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심지어 인권 침해와 핵 도발에 대한 국제적 정밀 조사와 제재를 회피하도록 거부권을 행사해왔다는 겁니다.
울프 위원은 이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조속히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승인하고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와 칼 거슈먼 전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을 특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스미스 의원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특사를 즉각 임명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우리가 인권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보여주는 분명한 메시지를 평양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신화 대사는 북한인권특사 지명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불투명한 태도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대사는 전날 만난 백악관 관리들은 한미동맹과 북한 인권증진, 도발 대응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협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여러 행정적 제약 등으로 특사를 임명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However, I got a feeling that they are not quite ready to appoint a special envoy due to a lot of administrative or other constraints. So that's what one of the State Department team leaders has mentioned long and arduous process are still waiting for us. And then there is no update to give us.”
이 대사는 국무부 관계자도 자신에게 길고 고된 과정이 기다리고 있으며 새로운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달 만난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몇 주 안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전한 것과 다른 것이라며 뭔가 진행 중인 것 같지만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면서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협력을 위해 북한인권특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최소한 안보 위협에 관해 말하면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인권 문제도 함께 언급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또 이날 북한 인권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중국을 정면으로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자체적으로 인권 문제가 많기 때문에 북한의 끔찍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려는 어떤 유엔 결의도 무시하거나 방해한다는 겁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They neglect or obstruct any kind of the UN resolution which tries to address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issue. Third, although they are signatory country to UNHCR, they are not cooperative for those defectors who are still in China.”
또 중국은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이지만 중국 내 탈북민 보호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 대사는 미중 갈등 심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합의가 사실상 어렵다며 유엔 내부뿐 아니라 밖에서도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강력히 연대하면서 그렇지 않은 국가들을 설득하며 창의적 구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