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전개했다며 공개한 사진 일부가 과거 사진을 재활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술핵 역량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 과시를 위한 무리한 행동으로, 외부 사회의 불신을 키우는 부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 아래 전술핵 운용부대들이 훈련했다며 공개한 사진들입니다.
지난달 25일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수중발사했다고 밝힌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진들에는 동해상 표적인 알섬 타격 순간을 포착한 듯한 섬광을 내뿜은 장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섬광 사진은 지난 1월 28일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라며 공개했던 사진과 각도와 섬광 형태, 물결 모양 등이 일치합니다.
한국 군 당국과 국방 전문가들은 과거 사진을 재활용했을 뿐 아니라 해당 미사일의 실제 사거리와 알섬까지의 사거리가 크게 다르다며 이 SLBM이 실제로 알섬을 타격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실제 9월 25일 태천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알섬까지의 사거리인 350km가 아니라 600km를 날아갔기 때문에 북한이 위장 사진을 쓴 게 거의 확실하고요.”
북한이 시험 성과를 과장하기 위해 이전 영상과 사진을 재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의 경우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이었다며 자신들이 개발한 핵 투발 수단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과장 또는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노동당 창건일에 분명히 김정은의 업적을 보여줘야 하는데 김정은이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군사적 업적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노려서 이번에도 서사를 써 내려갔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거기엔 당연히 일부 과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북한 매체들이 지난 8일 전투기 15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했다고 전한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도 실제로 훈련에 동원된 전투기 중 일부는 제대로 이륙하지 못하거나 비상착륙했고 심지어 추락한 기체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인들 차원에선 압도적 무력시위를 했다고 판단하는데 외부 평가가 그렇지 않으면 그걸 확인하는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따라서 북한은 지금 맞받아치기 전략에서 자존심, 체면이 손상됐다고 판단되면 아마 추가적인 대응을 할 개연성이 높아집니다.”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 역시 북한이 도발을 해도 외부에 던져지는 메시지 강도가 약해지면 더 강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추가 핵실험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