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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됐던 미국·캐나다인들 “억류 한국인 6명 구출해야”


지난 2014년 북한에 6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
지난 2014년 북한에 6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과 캐나다인들이 북한에 장기간 억류 중인 한국인 6명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외국 국적자들은 모두 석방하면서 유독 한국인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북한 당국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4년 북한에 6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는 19일 VOA에 한국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억류 중인 자국민 가족을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성경 유포 혐의로 체포됐던 파울 씨는 자신이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북한에 구금돼 있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두려운 일인지 이해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파울 씨] “I understand how lonely and frightening it can be being in detention in the North. It’s brutalized. It's very frightening. For the family is too because I'm sure all Koreans know what kind of things go on there in the north and how bad it can get. I would urge them to release all of them.”

현재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에서 살고 있는 파울 씨는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얼마나 상황이 나빠질지 모든 한국인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억류자 가족도 두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권영세 통일부장관이 오는 21일 한국인 억류자 2명의 가족을 처음으로 만나 위로하고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는 현재 2013년 억류된 김정욱 씨를 비롯해 김국기, 최춘길 씨 등 기독교 선교사 3명과 북한을 탈출해 한국 국적자가 된 김원호, 고현철, 함진우 씨 등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지난 2018년 5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오른쪽부터), 김학송, 김상덕 씨의 귀국을 직접 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지난 2018년 5월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오른쪽부터), 김학송, 김상덕 씨의 귀국을 직접 환영했다.

지난 2017년 북한에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억류됐다 1년 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 선교사는 통일부장관이 억류자 가족을 만나는 것은 “늦었지만 감사한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일 선교단체와 함께 한국인 억류자들의 석방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김 선교사는 “미국은 자국민뿐 아니라 유해도 북한에서 가져오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학송 선교사] “미국은 죽은 유해까지 찾아오는데 우리가 살아있는 사람을 못 찾아온다는 것은 너무나 힘이 없다고 할까 아니면 나라가 무책임하다고 할까요? 그럼 어떻게 국민이 나라에 충성하겠습니까?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을 세 번 만나면서 자기 국민 6명이 잡혀있는데 말도 못 했다, 말이 됩니까?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 생명이 평창올림픽보다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김 선교사는 적어도 한국인 선교사 3명은 아직 생존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정부가 미국 등 국제사회와 연대해 이들을 가족의 품으로 데려오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해 링컨기념관 앞 통일광장기도회에서 한국인 억류자의 석방을 촉구했던 케네스 배 NK 릴리프(NK Relief)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적어도 가족 면회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734일 동안 억류됐었던 배 대표는 어머니의 면회가 자신과 가족 모두에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대표] “저는 어머니가 면회를 오셨던 적이 있잖아요. 어머니는 제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힘든 상황이셨는데 일단 보시면서 훨씬 안도하셨고 저에게도 덜 부담이 됐습니다. 그래서 공화국법에도 면회는 허용해서 해줬다는 식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일단 생사 확인과 가족이 가서 면회할 수 있는 길을 인도적 차원에서 남북 정부가 허용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조속히 문제가 해결돼 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죠.”

배 대표는 또 북한 정권이 외국인과 한국인 억류자를 각각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인 등 외국인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상용으로 억류하는 반면 한국인은 실제로 벌을 주고 경고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겁니다.

[녹취: 케네스 배 대표] “저 같은 경우는 미국 정부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용이었다면 지금 억류 중인 한국분들은 그야말로 징벌을 통해 경고하는 겁니다.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에게 명백한 경고의 메시지로 처음부터 풀어줄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 지도부는 한국인을 외국인과 달리 자국민으로 간주해 일방적으로 처벌한다고 배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에 31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와 부인 임금영 씨.
북한에 31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와 부인 임금영 씨.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북한에 31개월 동안 억류됐던 임현수 목사는 김정은 정권의 이런 이중적 행태를 ‘사대주의’로 규정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소위 말하는 사대주의죠. 큰 나라에는 그래도 꼼짝 못 하면서 한국은 정말 만만하게 보고 속되게 보면 우습게 보는 거죠. 빨리 이런 상황이 개선되어야겠는데, 한국 정부가 좀 강하게 나가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텐데 한국 정부가 너무 침묵하는 게 이해가 안 가고 정말 안타깝습니다.”

임 목사는 북한 정부가 외부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다며 억류자 석방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국민적으로 강력하게 저항하는 운동이 일어나면 얼마든지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제가 북한에 있을 때도 밖의 동향을 굉장히 예민하게 주시하더라고요. 밖에서 강하게 나오면 이 사람들이 반응을 보이고 밖에서 잠잠하면 괜찮은가 보다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봅니다.”

제프리 파울 씨도 억류자 문제를 계속 언급하고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파울 씨] “I would just keep it from time to time to bring that up, mentioning that. So it's in people's minds more frequently. You mentioned it once and say anything again about it for several years. If people keep talking about it, it keeps it in the minds of those who do have control over there.”

외부에서 계속 억류자에 관해 이야기해야 북한에서 통제권을 가진 자들이 신경을 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19일 VOA에 “한국이 이번 기회에 북한을 더욱 압박할 필요가 있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모종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북한인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에 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씨] “I think South Korea needs to amp up the pressure. I think that there needs to be for the South Korean people to be able to there needs to be something similar to be able to prevent South Koreans from putting their life is in jeopardy. The only way to help people in North Korea is to not go to North Korea. Otherwise, you're going to be kidnapped and never heard from again. These missionaries would do better sending the balloons than stepping foot there.”

신디 웜비어 씨는 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당신은 납치돼 다시는 소식을 듣지 못할 것”이라며 선교사들도 북한에 발을 들여놓는 것보다 (정보를 담은) 풍선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과거사 때문에 힘들겠지만 억류자와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과 연대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네스 배 대표는 웜비어의 희생을 언급하며 한국뿐 아니라 대북 정보력과 협상력을 가진 미국 정부와 시민도 억류자 석방에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대표] “미국 정부가 협력 차원에서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정보 확인이라든지. 그래서 한국인들이지만 한국 국민과 미국 시민 모두 이들을 안타까움으로, 특히 오토 웜비어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을 위한 온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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