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이 만약 북한이 미국과 군축 논의를 하길 원한다면 언제든 군축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에 전제 조건 없이 마주할 수 있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일단 북한이 대화에 응할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이상도)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 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한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미국이 대북 관계에서 군축 논의를 할 여지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젠킨스 차관은 대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군축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보니 젠킨스 /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
“서로 마주 앉아 대화할 의지가 있는 두 나라가 있다면 군축은 언제든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군축뿐 아니라 위협 절감 등 전통적인 군축 조약으로 가는 모든 것들과 군축에 관한 여러 다양한 논의를 그들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가 (실제 군축협상에 대한 가능성인지) 다시 질문을 하자 젠킨스 차관은 북한과 어떤 대화도 거부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보니 젠킨스 / 미국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
“만약 김정은이 전화기를 들고 ‘나는 군축을 논의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안 된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보고 싶을 것이며, ‘군축 논의를 하고 싶다고요? 그럼 그게 무슨 의미인지 대화해 봅시다’라고 말할 겁니다.”
젠킨스 차관은 또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전했다고 밝히고, 북한만 의지가 있다면 미국은 언제 어디서든 대화를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컨퍼런스 2일차인 28일에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이 북한 핵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전날 유엔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징후를 보고 있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전력을 다해 진행 중인 북한 핵 프로그램을 입증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 핵 사찰을 IAEA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
“최고 수준의 전문가, 분석가, 조사관들이 마치 호출을 기다리는 소방관들처럼 북한에 들어가 사찰하는 순간을 방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치 상황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우리는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갈 것입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에서는 알렉산드라 벨 국무부 군축 검증 준수 담당 부차관보에게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됐습니다. 벨 부차관보는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역내 동맹의 방어이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