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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정치 지형 변화, 한반도 등 대외 현안 영향 주목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9일 새벽까지 이어진 중간선거 개표 모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9일 새벽까지 이어진 중간선거 개표 모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의회 내 권력 지형 변화가 한반도를 포함한 주요 대외 현안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하원 주도권 탈환이 유력한 공화당이 더욱 강경한 대외정책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한 간 주요 현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중간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9일 새벽 워싱턴에서 열린 승리 파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오늘 밤 우리는 2년 전에 얻은 것들을 기반으로 발전했다”며 “우리(공화당)가 하원을 되찾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매카시 대표] “Now tonight we built upon those gains two years ago, and it is clear that we are going to take the House back.

9일 오후 현재 미 ‘NBC’ 방송도 이번 하원 선거에서 전체 435석 가운데 공화당이 222석을, 민주당이 213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현재까지 공화당이 204석, 민주당이 176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하며 공화당의 하원 우세를 예상했습니다.

100명 중 35명을 뽑는 상원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한 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NBC’ 방송과 ‘뉴욕타임스’ 등 다수의 미 언론들은 현재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48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따라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주법에 따라 내달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될 조지아주 상원 선거 결과가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의회 내 권력 지형 변화로 인해 가장 주목되는 대외 주요 현안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입니다.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대체로 초당적 공감대가 있지만, 매카시 대표는 “(미국) 경제가 침체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백지수표를 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나약하다”고 비판해온 공화당이 하원 주도권을 잡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위협에 더욱 강경한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원 공화당은 선거 직전 발표한 ‘미국에 대한 공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약하고 무능한 위치에서 미국의 안보를 관리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군 지원’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군 투자’, ‘중국 특별위원회 신설’, ‘점증하는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들과 함께하는 힘을 통한 평화 행사’를 공약했습니다.

의회 내 권력 지형이 변하면 미한 간 주요 현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최대 입법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이 법에 대해 미국 내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 일부 조항 폐기를 촉구해왔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화당 의원들이 폐기를 촉구한 조항은 대규모 회사들에 대한 과세 조항이기 때문에 한국이 한국산 전기차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문제 삼고 있는 조항이 개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고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서만 대당 최대 7천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회 정치 지형 변화가 전통적으로 초당적 사안인 북한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잡을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더욱 강경한 대북 정책을 요구하는 의회 내 기류는 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원 공화당 측에서 외교안보 사안을 주도하고 있으며 차기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한 마이클 맥카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약한’ 외교 정책을 펴 북한이 대담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은 물론 북한을 돕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최대 압박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의회 내 목소리도 청문회 개최 등을 통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인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과 영 김 하원의원은 북한인권특사의 조속한 임명을 촉구해왔고, 특히 영 김 의원은 내년 하원 외교위에서 주요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문제에 매우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중국 문제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의회 내 목소리가 더 노골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타이완 침략 시 한국의 역할에 대해 강조해온 공화당의 마이클 월츠 하원의원은 군사위에서 차기 준비태세 소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인사입니다.

[녹취:월츠 의원] “I do think that we do need to take a public posture with the new South Korean government, on what we're prepared to do and what they're prepared to do.

월츠 의원은 올해 중순 청문회에서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미국의 군사 계획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적극적인 논의는 물론 한국의 역할에 관한 공개적인 입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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