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군이 최근 되찾은 헤르손 지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13일 폭탄이 터져 적어도 6명이 사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중 정상회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개최했습니다. 두 정상 간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제 사회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만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G20 회의는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15일과 16일 이틀간 진행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외유를 중단했던 시 주석도 참석합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마주한 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라고 했죠?
기자) 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두 사람은 전화나 화상으로 5차례 회담한 바 있는데요. 대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직접 만난 건 2017년 바이든 대통령이 당시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있을 때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거의 2년 다 돼서야 두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성사된 것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정상회담은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후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간단하게 회담 내용과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대통령 얘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이 각자 생각하는 현안과 의도하는 것에 관해 “개방적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의 이익과 가치, 보편적 인권 증진과 국제질서 수호, 그리고 미국의 동맹∙파트너들과 함께 하리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치열하게 경쟁하게 되겠지만 나는 분쟁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이 경쟁을 잘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 주요 현안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교역 등 문제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래 두 나라 사이 틈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양국이 현재 타이완 지위나 홍콩 민주주의, 신장 소수민족 인권 문제부터 남중국해와 인도∙태평양 주도권 경쟁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문제에서 대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얼핏 보기에도 서로 생각이 뚜렷하게 다른 문제가 여럿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타이완과 신장, 그리고 홍콩 문제에 대해서 중국은 내정 문제라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타이완 문제에 관해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미국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타이완해협의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화에도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두 사람이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이에 따른 후속 조처와 양국 간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데 두 사람이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 사회에서 우선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양국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서 주요 서방 나라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를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를 직접 비판하거나 제재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분쟁이나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요. 최근에 이런 기조가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엔에서 러시아 관련 표결에서 기권표를 행사하면서 미국과는 다른 자세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 속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거군요?
기자) 네. 특히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전격 방문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타이완섬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미국과의 주요 대화 채널을 끊는 등 양국 관계가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미국 관리들 말을 인용해 지난 두 달간 양국 간에 관계 회복을 위한 조용한 외교적 노력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그밖에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회담 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신장과 티베트, 홍콩에서 자행되고 있는 중국의 행위, 그리고 현지 인권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북한의 최근 잇따른 도발적 행동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그밖에 개발도상국에 대한 부채 탕감, 식량안보를 포함한 세계 경제 안정화 방안, 세계 보건, 기후변화 같은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이와 관련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두 나라가 모두 지금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지난 8일 중간선거를 치렀습니다. 이번 중간선거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갖는데요. 하원은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 유력하지만, 상원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2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비교적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중간선거 후에 첫 외교 일정으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대중 관계에 대한 무게를 보여줍니다.
진행자) 시 주석도 얼마 전에 집권 3기를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이 지난달 열린 당 대회에서 3 연임을 확정했고요. 이를 통해 앞으로 적어도 5년, 길게는 10년 더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 시 주석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중관계전국위원회’ 행사에 보낸 축전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언급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시 주석은 이 메시지에서 미국과 중국, 두 강국의 협력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두 나라가 협력과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 최근 군이 수복한 남부 헤르손주 주도인 헤르손시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병사들을 격려하면서 “우리는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지난주에 헤르손시를 되찾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지난 11일 새벽 헤르손시에서 철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어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시에 진입했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시가 있는 헤르손주가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략적 요충지 아닙니까?
기자) 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로 연결되는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전쟁을 시작하자마자 이곳을 집중 공격해 개전 초반인 3월에 바로 헤르손시을 함락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우크라이나가 거의 8개월여 만에 헤르손시를 다시 찾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달 헤르손과 함께 자포리자,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등 우크라이나 내 4개 지역을 합병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2개월도 채 안 돼 헤르손시를 다시 찾은 겁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헤르손시를 찾아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중인 상황 속에서 평화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평화, 나라 전체의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고요. 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여러 동맹국에도 감사를 전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도 크이우를 벗어나 이렇게 전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말 북동부에 있는 제2 도시 하르키우 방문을 시작으로 동부 리시찬스크, 자포리자, 므콜라이우, 오데사 등을 찾아 현지 주민과 장병들을 위로하고 격려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다시 찾은 헤르손시 상황이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시 기능 회복과 치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시로 들어간 뒤 전력과 수도 등 기반 시설 재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헤르손 주 정부는 또 군이 핵심 시설들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 지역도 기반 시설 피해가 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르손 지역에서 최근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도심 곳곳이 폐허가 됐고요.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전력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시 치안 회복을 위한 주민 통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저녁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고요. 민간인의 헤르손시 출입도 당분간 금지됩니다.
진행자) 러시아군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은 헤르손시에서 철수해 드니프로강 동편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고,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 있는 니코폴을 포격했습니다. 니코폴은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자포리자 원전과 마주하고 있는 곳입니다. 또 동부 도네츠크주에서는 며칠째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터키에서 13일 폭탄이 터져 사상자가 나왔군요?
기자) 네. 터키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후 4시 20분경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 있는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폭탄이 터져 지금까지 적어도 6명이 목숨을 잃고 80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면서 테러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배후로 쿠르드 세력을 지목했군요?
기자) 네.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부 장관은 14일 공격 명령이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연계된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한 마을에서 내려왔다고 발표했습니다. PKK는 터키 남동부에 사는 쿠르드족 자치를 위해 수십 년 동안 무장투쟁을 벌인 조직인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 터키는 이들을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부에서 PKK와 연계된 세력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느 조직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소일루 장관이 이곳에서 활동하는 쿠르드계 YPG 민병대를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미국은 시리아 내 이슬람 무장 조직 IS를 격퇴하기 위해 이 YPG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가 이번 사건 배후로 지목한 PKK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자신들이 배후라는 것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PKK 측은 쿠르드 계열 매체들이 전한 성명에서 “PKK는 민간인들을 직접 목표물로 삼지 않으며 이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사람들과 민주적 대중이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잡혔습니까?
기자) 네. 영국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은 터키 경찰이 지금까지 모두 47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는데요. 이 가운데 시리아 국적 여성인 알람 알바시르 씨가 폭탄을 현장에 놓고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터키 경찰은 성명을 내고 알바시르 씨가 심문 과정에서 쿠르드 반군이 자신을 정보장교로 훈련했고, 시리아를 통해 터키에 몰래 들어온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습니다. 베키르 보즈다으 터키 법무부 장관은 자국 언론에 알바시르 씨가 13일 사건 현장에 있는 한 의자에 40분 동안 머물렀고, 그가 떠나고 곧 폭탄이 터졌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에서는 과거에도 폭탄 테러가 발생한 적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3월에 이곳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국인 2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이스티크랄 거리가 있는 이스탄불에서는 그 이전에도 쿠르드족이나 이슬람주의자들, 그리고 좌파 반군 등이 저지른 테러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서 국제 사회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테러리즘에 맞서는 데 있어 나토 동맹국인 터키와 어깨와 어깨를 맞대고 함께 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터키의 아픔을 공유한다”며 “테러와의 싸움에 함께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태리, 파키스탄, 그리스 등 나라들이 터키에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