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과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협력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막강한 대북 지렛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현재는 이를 사용할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3일 VOA에 미국 당국자들이 최근 지속적으로 중국에 북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중국이 정말로 미국과 협력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은 동북아 안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중국은 계속 미국, 한국, 일본 등과의 긍정적인 관계, 또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바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북한이 실질적인 대화로 돌아오는 데 동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앨리슨 슈워츠 미국 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치열한 미중 경쟁 와중에도 북한과 관련해 양국은 공유하는 이해관계가 있다면서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앨리슨 슈워츠 / 미국 기업연구소 연구원
“현재 미중 관계에서 북한은 상호 공동의 고민이자 협력의 대상입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시진핑 주석이 둘 다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시험에 대해 우려한다는 점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습니다. 양국 간 긴장 고조 상황에서도 북한 문제는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중국이 아직도 매년 원유 50만 톤을 북한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이 되는 만큼 중국은 북한 문제에 큰 통제력을 갖고 있지만 중국은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메릴랜드대 교수
“현재 상태는 중국에게 가장 완벽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북한을 폭격하지 않겠지만 모두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 한국 모두에 대한 지렛대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는 한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타이완 주재 미국대표부 대표를 지낸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특별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팔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에 대한 불신이 있고,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을 주길 꺼려왔다면서 이런 이유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