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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관반민 형식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서 미-북 접촉 없어”


오스크리아 빈 주재 러시아대표부가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개최를 알리며 트위터에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 Russian Mission Vienna / Twitter.
오스크리아 빈 주재 러시아대표부가 모스크바 비확산회의 개최를 알리며 트위터에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 Russian Mission Vienna / Twitter.

최근 열린 반관반민 형식의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 미국과 북한 대표 간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표들이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여했기 때문인데요, 북한 측에서는 러시아 주재 외교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에서 열린 ‘2022 모스크바 비확산회의(MNC)’에서 미국과 북한 간 반관반민 접촉은 없었다고 미국 측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군축협회의 대릴 킴벌 소장은 7일 VOA에 미국에서는 전직 관리를 포함해 10명 이하의 전문가들이 이번 회의에 화상을 통해 참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대담에 연사로 직접 참여했다고 킴벌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2022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는 ‘한반도에서 긴장과 고조 방지(Preventing Escalation and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별도의 회의도 열렸습니다.

과거 참석자들이 모두 회의장에 모였을 때에는 미국과 북한 대표들이 회의를 계기로 별도로 만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미국 측 대표들이 모두 화상으로 본회의에만 참석했기 때문에 미북간 직접 접촉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녹취: 킴벌 소장] “The director of the Center for Energy and Security Studies Anton Khlopkov who organizes this conference I think did his very best and did a good job under the difficult circumstances to try to organize a conference that approximated the attendance and value of past meetings. The reality is that no U.S. or European experts were going to travel to Russia, given its safety problem, given that many of us do not want to spend our money in Moscow at the moment. The other challenge was simply how do you allow for a kind of open discussion that had occurred in the past under the oppressive conditions that the Russian state is imposing on dialogue within Russia?”

킴벌 소장은 “안톤 클로프코브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장(CENESS)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과거 회의와 같은 수준의 참석자 수와 중요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잘 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 어떤 미국 전문가나 유럽 전문가도 러시아로 여행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모스크바에서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킴벌 소장은 “러시아 정부가 국내적으로 억압적인 환경을 조성한 가운데 과거와 같이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하는 것도 또 다른 도전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킴벌 소장] “So I think it was a valiant effort to try to create dialogue and exchange where possible but it is very difficult for those of us who seek to engage in track 2 and track 1.5 exchanges to continue to do so with our Russian expert colleagues and as always with North Koreans it has always been difficult. And the Moscow conference was an opportunity to have some direct contact with senior DPRK officials but I don’t think that was really the case this year.”

킴벌 소장은 “따라서 이번 회의는 가능한 부분에서 대화와 교류를 지속하려는 용기 있는 노력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전문가들, 북한 사람들과 반관반민, 민간 교류를 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는 북한 고위 관리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2010년과 2017년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했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이번에 미국과 러시아, 북한 측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같은 회의에 참석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We certainly have non-proliferation goals in common with Russia to try to prevent Iran from getting nuclear weapons and to try to limit the possibilities of a nuclear war breaking out in East Asia. So there are some valid reasons for Americans to attend such a conference virtually. They just wouldn’t want to travel to Moscow for it. Given that there’s no dialogue with North Korea, a chance to interact with North Koreans in such a conference could potentially be useful. It’s not so useful if its virtually, but if that’s the best thing that can be done then maybe some Americans would do that.”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7일 VOA에 “미국과 러시아는 이란이 핵무기를 얻는 것을 막고 동아시아에서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공통된 비확산 목표를 갖고 있다”며 “따라서 미국인들이 회의에 참석해야 할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모스크바로 여행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과 대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이런 회의는 잠재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며 “화상 참여는 크게 유용하지 않지만, 그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면 일부 미국인들은 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9년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는 미국에서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 한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한에서 조철수 외무성 미국국장이 참여했고, 미국과 북한 정부 당국자 간 만남이 있었습니다.

2017년 회의에는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5일 모스크바 비확산 회의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핵무장 국가들 간 충돌 위험을 제기하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상황을 해결하는데 진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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