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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 첫 사형...러시아, 동부 전선 총공세 재개


9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 (자료사진)
9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 사법부가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첫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는 이란 정권의 인권 경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대규모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영국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이 함께 첨단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이 집행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사법부가 8일, 지난 9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됐던 20대 남성 ‘모센 셰카리’ 씨를 처형했습니다. 이는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이 집행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진행자) 이란에서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이란 사법부 운영 매체인 ‘미잔 통신’에 따르면 셰카리 씨는 지난 9월 25일 테헤란의 한 도로를 점거하고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됐는데요. 이란 혁명법원은 지난달 20일, 그에게 ‘모하레베’, 즉 신에 대한 전쟁을 벌였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일종의 신성모독죄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사람에게 이 모하레베가 적용됐는데요. 이는 사형에 처해지는 죄목입니다. 미잔 통신은 셰카리 씨 변호인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미잔 통신은 또, 셰카리 씨가 지인에게 돈을 받고 보안군을 공격했다고 자백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시위 참가에 모종의 배후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줄곧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외국 세력이 시위를 조장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시위자들은 이란의 심각한 경제 상황과 치안 당국의 고압적 행태, 건드릴 수 없는 이슬람 성직자들의 권한 등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셰카리 씨 말고 사형이 선고된 사람들이 또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까지 적어도 10여 명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 선고를 받았는데요. 인권 운동가들은 이들도 가까운 시일 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셰카리 씨의 사형 집행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세력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셰카리 씨 사형 집행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8일) 트위터에, 미국은 셰카리 씨의 처형에 끔찍함을 느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란 지도부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잔인한 탄압을 끝내라고 촉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이란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셰카리 씨 처형은 반대를 억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이란 정부의 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신뢰하지 못할 약식 재판이라면서 이란 정권의 인권 경시는 끝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도 분노를 표출하며, 전 세계는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게 저지른 혐오스러운 폭력을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번 사형 집행은 이란 당국이 저지른 심각한 인권과 자유 침해의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했고요. 유럽연합(EU)도 “가장 강력한 용어로 셰카리 씨 사형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권 단체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은 셰카리 씨가 변호인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불공정한 재판 끝에 사형을 선고받고 목숨을 잃었다고 질타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도 이날(8일) 성명을 내고,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도 못 된 상황에서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은 이란 사법 체계의 비인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경찰 고위 지휘관이 서명한 문건을 입수했는데요. 해당 문건에는 이란 보안군들을 향해 이른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빠른 시일 내 공개 처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도 입장을 내놨군요?

기자) 네. 유엔은 각국 정부의 사형제도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8일) 사형제도에 대한 유엔의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은 “오늘 우리가 이란과 여러 나라에서 보고 있는 슬픈 현실을 개탄한다”면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사형제도가 없는 세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은 전 세계에서 사형 집행 건수가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최근 시위로 목숨을 잃거나 구금된 사람도 많다고요?

기자)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이란 보안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적어도 475명이 사망했고요. 적어도 1만8천 명 이상 구금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에서 시위가 처음 시작된 게 지난 9월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 13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던 마흐사 아미니 씨가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인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른바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갑자기 사망했는데요. 이 사건은 이후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고요. 석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 여성들이 ‘타임’지의 올해의 영웅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매년 올해의 인물과 올해의 영웅을 선정하는데요. 타임은 7일, 2022년 이란 여성들을 올해의 영웅들로 선정했습니다. 타임 지는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긴 시위인 현 상황을 조명하며 이란에서 변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의 열망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이란 여성들을 올해의 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쿠라코베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집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8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 쿠라코베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집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동부 돈바스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9일,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대규모 폭격을 가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은 동부 도네츠크 모든 전선에서 공세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 몇 달 러시아군이 여러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거듭 강조하면서 동부 전선 재탈환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와 아브디브카 전선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파블로 키릴렌코 주지사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흐무트시는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로 진입하는 관문입니다. 러시아군은 지금 몇 개월째 이 일대 전선에 걸쳐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로켓포로 맞서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또 리만 쪽으로 진격하는 러시아군의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리만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리만은 동부의 또 다른 지리적 요충지인데요. 러시아군은 지난 10월 초, 리만에서 퇴각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오면서 군인들이 포위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습니다. 리만은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로 이용돼 왔는데요. 리만 탈환은 우크라이나군의 최대 전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돼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동부 전선에서 격전이 벌어지면 인명 피해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키릴렌코 주지사는 9일 아침 일찍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전날(8일) 5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의 포병부대에 의해 북동부 하르키우에 있는 민간 인프라 시설도 폭격당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므콜라이우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다시 일대에서 대규모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은 동부 돈바스와 남부 크름반도 일대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9일 일찍,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 적어도 6개 마을에서 러시아 군 기지와 병력 집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약 240명의 러시아군이 부상했고, 3개의 탄약 저장고, 다수의 군사 장비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군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 강화 등을 위해 2억7천500만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은 8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적어도 8억 달러의 추가 안보 지원 내용이 포함된 내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통과시켰습니다.

영국 차세대 전투기 '템페스트'의 모형이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전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영국 차세대 전투기 '템페스트'의 모형이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전시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이 유럽 나라들과 협력해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일본과 이탈리아, 영국이 차세대 첨단 전투기를 함께 개발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세 나라 정상은 이날(9일) 공동 성명을 내서 이런 사실을 전했는데요. 성명은 “우리는 규칙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 원칙들이 도전받고 위협과 도발이 늘고 있는 때에 이런 국제 질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도 이날(9일) 별도 연설에서 “이 사업은 영국을 새로운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하고 “영국 전역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 전투기를 언제까지 만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오는 2035년에 작전 배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공동 성명은 영국이 주도하는 차세대 공중전투 체제인 ‘템페스트’와 일본이 개발 중인 국제 공중전투 프로그램 ‘F-X’을 결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영국은 새 전투기가 기존 타이푼 전투기를 대체하고 F-35 전투기를 보완할 것이며 기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전투기들과 양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세 나라가 개발하기로 한 전투기가 어떤 성능을 가지게 될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 있고, 첨단 감지기를 쓰며 필요하면 인공지능(AI)까지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새 전투기에 구현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투기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것이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조종사가 궁지에 몰렸거나 극심한 압박 아래 놓이는 경우에 AI가 조종사를 돕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새 전투기는 또 필요하면 조종사 개입 없이 비행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BBC 방송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새 전투기 개발에 어떤 업체가 참여하는 겁니까?

기자) 네. 일본 방위성은 영국 BAE 시스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그리고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사가 전투기 설계를 이끌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항공전자기기를 만드는 미쓰비시전기와 유럽 미사일 제조업체인 MBDA가 합류하고요. 영국 롤스로이스와 일본 IHI, 그리고 이탈리아의 아비오 에어로가 엔진 개발에 나선다고 방위성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영국과 이탈리아 외에 다른 유럽 내 몇몇 나라도 현재 비슷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이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세 나라가 만드는 전투기는 오는 2040년에 작전 배치가 목표입니다.

진행자)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가 첨단 전투기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을 두고 미국 쪽에서 반응이 나온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 사업을 환영한다는 성명이 나왔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과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일본 안보와 일본이 영국이나 이탈리아를 포함해 생각이 맞는 동맹국들이나 협력국들과 국방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당초 미국 업체 도움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 도움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요. 록히드마틴사는 F-22 전투기 기체에 F-35 비행체제를 탑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F-22와 F-35는 미군이 보유한 첨단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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