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포고령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탈북 시도 주민들에 대한 사살 명령을 내린 북한 국경 보안당국 등에 대해 독자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북한을 7년 연속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는 ‘인권 우선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재무부가 세계 인권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 책임을 물어 기관 8곳과 개인 2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제재 대상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북한 국경경비총국입니다. 재무부는 북한 주민 수만 명이 강제 노동과 고문 등 인권 침해와 학대를 피해 20여 년간 북한을 떠났지만 그 여정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이것은 국경경비총국이 지뢰 매설과 조준사격 명령 등 엄격한 국경 통제를 통해 탈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재 지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재무부는 또 불법 외화벌이 혐의로 이미 제재 대상인 북한 애니메이션 회사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의 금융거래를 지원한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등에 위치한 기관 7곳과 북한인과 인도인 등 관계자 2명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망명 신청자를 학대하며 정권의 수익 창출을 위해 노동자를 착취하는 북한 정권을 제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16년부터 북한의 인권 유린 책임자들을 제재하고 있는데, 제재 대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이 이미 올라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외무부는 이날 북한을 비롯한 31개국을 ‘인권 우선국’으로 지목했습니다.
영국은 2016년부터 인권 문제 해결 우선순위 대상 국가를 뜻하는 ‘인권 우선국’을 분류하고 있는데 북한은 첫해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인권 침해 의혹을 계속 부인하면서 유엔 등과도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엔의 폴커 투르크 인권최고대표는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인권은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보편적 권리라고 강조했습니다.
폴커 투르크 / 유엔 인권최고대표
“전 세계가 재앙적 아픔에서 벗어나던 시기에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은 인류의 보편적 권리를 명시하고 모든 사람의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고 인권주간을 선포하는 포고령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은 미국 건국의 핵심이라면서 미국은 억압과 불의에 맞서 기본 인권을 위해 싸우는 용감한 이들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