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최근 미북 이산가족상봉법이 제정된 것과 관련해 북한에 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8일 관련 법 제정과 미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비극적으로 헤어져 있는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앞서 북한 정부에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면서, 미국은 한국과의 협의 등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할 기회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 정부에 이산가족 문제를 제기한 시점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지 아니면 전임 행정부 시절인지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계류 중이던 미북 이산가족상봉법안은 최근 의회를 통과한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포함돼 지난 23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으로 제정됐습니다.

미북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에 구체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구속력 있는 법안이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국무장관 혹은 장관이 지명한 사람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미북 이산가족 상봉 방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이산가족 문제를 대북 현안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지만 미북관계가 경색돼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지난해 6월)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운명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비통한 일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반드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한편 미북 이산가족상봉법과 함께 새 국방수권법에 포함된 소위 ‘웜비어법’이 제정된 데 대해 오토 웜비어의 가족은 28일 VOA를 통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인권 옹호자들은 북한의 선전 도구에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며 우리가 북한이라는 이 황량한 나라에 정보를 유입했을 때 모든 북한 주민의 상황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신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7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숨졌습니다.

웜비어의 이름을 딴 이번 법은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검열하는 데 연루된 해외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한편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방송처에 추가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발의 2년 만에 초당적 지지로 제정된 이번 웜비어법은 미국 의회가 웜비어의 이름을 따 제정한 두 번째 법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