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하원에서 국가 안보 사안을 다루는 외교·군사·정보위원회 위원장이 새로 내정됐습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마이클 맥카울, 마이크 로저스, 마이크 터너 의원인데,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모두 중국에 대한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들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이상도)

제118대 미국 의회에서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함에 따라 하원 내 모든 위원회의 위원장이 교체됩니다.

외교·군사·정보위원회의 경우 지난 회기 공화당 간사를 맡았던 마이클 맥카울, 마이크 로저스, 마이크 터너 의원이 각각 위원장에 내정됐습니다.

모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한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 본토와 역내 미사일 방어망 강화를 촉구해 온 인사들입니다.

텍사스주의 맥카울 외교위원장 내정자는 특히 불량정권인 북한의 김 씨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나약함과 중국 공산당의 제재 회피 지원으로 기회의 순간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에도 최대 압박을 가할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마이클 맥카울 /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지난해 11월 국제안보포럼)
“우리는 핵을 가진 북한과 이란은 자유세계에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미국의 정책으로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앨라바마주 출신의 로저스 군사위원장 내정자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괌 미사일 방어체계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오하이오주의 터너 정보위원장 내정자는 과거 청문회에서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불법 활동을 사실상 가능하게 하는 중국 정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새 회기에도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상원 내 위원회 지도부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이번 회기에도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잭 리드, 마크 워너 의원이 각각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정보위원회를 이끕니다.

메넨데즈 의원은 지난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 도발 행위를 중단할 때까지 어떤 안전보장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밥 메넨데즈 /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MSNBC 인터뷰, 지난해 5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행동을 서방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봐야 합니다. 유엔에서 김정은에게 진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길 희망합니다. 이런 도발은 김정은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10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하원의 안보 관련 위원장 내정자들은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하원의장 공석으로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없어 국가안보가 위험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원의장 선출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 내정자들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공화당 케빈 맥카시 원내대표를 하원의장으로 선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VOA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