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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교회 성탄절 기간 36시간 휴전 명령...미 해군 구축함 새해 첫 타이완해협 통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36시간 휴전을 선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시간을 벌기 위한 위선적 발언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이 새해 들어 처음 타이완해협을 통과했습니다. 공공 부문에 대한 해킹이 지난해 하반기에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한시적 휴전을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자국 군인들에게 6일 정오부터 36시간 동안 휴전을 명령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11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이 전쟁에서 한시적으로라도 휴전을 명령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휴전을 명령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이번 조처는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그레고리력’이 아니라 고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제정한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세는데요. 그래서 러시아 정교회는 일반적으로 기념하는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러시아 정교회가 성탄절 기념 휴전을 요청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정교회는 성탄절을 맞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신도들이 예배할 수 있도록 6일 정오부터 7일 자정까지 휴전을 요청했고요. 이에 푸틴 대통령이 키릴 총대주교의 호소를 받아들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에게 정해진 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모든 전선에서 발포 중단을 명령했다는 게 크렘린궁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휴전이라는 게 어느 한쪽의 일방적 선언으로 성사되는 게 아닌데요. 우크라이나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휴전 선언에 위선적인 행위라며 반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5일) 밤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정교회 성탄절을 은신처로 이용해 돈바스에 있는 우크라이나 부대의 진격을 잠시라고 막고, 반면 우리 쪽으로 러시아군 병력을 조금 더 가까이 두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앞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트위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떠나야만 일시적인 휴전이라는 것도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성탄절과 새해 첫날에도 병원, 유치원, 교회를 폭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지금 단지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궁극적으로 재공격을 위한 것이라면서 “푸틴은 자신이 평화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 세계를 기만하려고 한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일종의 시간 끌기용으로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11개월째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군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주요 명절인 정교회 성탄 기간 러시아군의 피해가 발생한다면 군 사기는 물론, 국내 여론도 더 나빠질 것을 감안한 조처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까지 계산해,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에도 러시아는 큰 병력 손실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새해 전날인 12월 31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인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에 있던 러시아군 임시숙소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으로 8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독립 매체들은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백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주요국들의 무기 지원도 계속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주요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 차량 제공 등 군사 지원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 직후 공동 성명을 내고 두 나라가 각각 ‘M2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르더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몇 대 보낼지, 규모도 밝혔습니까?

기자) 성명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몇 대 보낼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로이터와 AP 등 주요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브래들리 장갑차 50대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마르더 최대 40대를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제공하기로 했죠?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는 전날(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후 ‘AMX-10 RC’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프랑스 역시 몇 대나 보낼지는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서방의 전투차량 지원은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전투력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꾸준히 전투 차량 지원을 요청해왔는데요. 하지만 서방은 복잡한 기술 훈련과 확전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이 2020년 태평양을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정훈함'이 2020년 태평양을 항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해군 구축함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타이완해협을 항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이 5일, 타이완해협을 항행했습니다. 새해 들어 첫 번째 타이완해협 통과인데요. 미 해군은 정기적인 작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이 관련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 7함대는 6일 성명을 내고,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정훈(DDG093)’이 전날(5일) 타이완해협을 지나갔다고 밝혔습니다. 미 해군은 “이 항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비행과 항해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의 구축함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한 게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타이완해협에서 중국의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으로 규정하고, 정기적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은 이날(6일) 성명에서도, 이번 정훈함의 항로는 어떤 연안국가의 영해에도 속하지 않는 해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타이완을 이탈한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타이완해협에는 이른바 국제수역이 없고 타이완해협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중국 반응 보겠습니다.

기자) 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항행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자주 힘을 과시한다면서 이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역내 평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해협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성명은 이어 중국은 모든 위협과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군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타이완을 작전구역으로 두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대변인은 미 해군이 타이완해협을 통과하면서 공개적으로 도발을 감행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군은 미 군함의 모든 작전 과정을 감시하고 경계했으며 모든 동향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국방부도 관련 성명을 내놨습니까?

기자) 타이완 국방부도 6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훈함의 항행을 확인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미 군함이 타이완해협을 따라 북상하는 움직임을 포착했으며 이동을 감시했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훈’이라는 구축함 이름이 좀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정훈은 아시아계 미 해군 제독입니다. 미 해군 자료에 따르면 ‘고든 정훈’ 제독은 하와이 이민자의 후손으로 1910년 하와이에서 태어났고요.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2차 대전에서 미 해군 구축함 함장으로 탁월한 무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훈함은 미 해군 최초로 아시아계 이름이 붙은 전투함인데요. 정훈이라는 이름 때문에 일부 한국 매체는 한국계라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중국계 미국인입니다.

러시아 해킹 조직의 비밀 소식지가 컴퓨터 화면 위에 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 해킹 조직의 비밀 소식지가 컴퓨터 화면 위에 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 공공 부문을 겨냥한 해킹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 사이버 보안업체인 ‘클라우드섹(CloudSek)’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지난해 하반기 공공 부문을 겨냥한 해킹이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95%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해킹이라면 남의 전산망에 들어가서 정보를 훔치거나 이 전산망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진행자) 공공 분야에 대한 해킹이 이렇게 급증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가져온 급속한 디지털화가 공격 대상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정부들이 다른 나라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이버 전쟁을 동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정부 기관들이 민감한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기관들은 개인 정보를 포함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집해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들이 이른바 ‘다크웹’에서 팔릴 수 있고요. 국가안보 정보나 군사정보를 테러 조직들이 사용할 위험도 있습니다. 참고로 다크웹은 암호화된 네트워크에 존재하면서 특수한 경로로만 접근이 가능한 특정 부류의 웹사이트를 말합니다.

진행자) 해킹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특정 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목적이 더 이상 경제적 이득에만 제한되지 않고 정치적, 종교적, 또는 경제적 사건이나 정책들을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도구로도 쓰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정치적 목적의 해킹을 뜻하는 이른바 ‘핵티비스트(hacktivist)’ 활동이 지난해 공공 부문에서 발생한 해킹에서 대략 9%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공공 부문에 대한 해킹이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네. 전산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IBM사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피해액이 193만 달러에서 207만 달러로 늘었는데요. 이는 7.25% 증가한 액수입니다.

진행자) 이런 해킹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2021년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켈빈시큐러티(KelvinSecurity)’와 ‘어게인스트더웨스트(AgainstTheWest)’가 가장 잘 알려진 조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켈빈시큐러티는 표적 ‘퍼징(fuzzing)’를 이용하고 목표물의 약점을 파고드는데, 이들은 해킹 방법이나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공유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퍼징’은 예측할 수 없는 데이터를 일부러 주고 고의로 예외를 발생시켜 소프트웨어의 동작을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진행자) 켈빈시큐러티 외에 보고서가 언급한 어게인스트더웨스트는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네. 어게인스트더웨스트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주로 지역 특정 정보를 훔쳐서 다크웹에 판매합니다. 이들은 그간 몇몇 나라를 겨냥해 ‘위안화 작전’이나 ‘루블 작전’, ‘유럽 안보 작전’ 등을 감행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해킹 발생 상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중국이 공공 분야에서 가장 많이 공격당했습니다. 이들 네 나라에 대한 공격이 전체 건수에서 약 40%를 차지했는데요. 이 가운데 인도가 가장 많이 공격당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인도 공공 부문은 ‘드래곤포스 말레이시아(Dragon Force Malaysia)’라는 해킹 조직으로부터 집중적으로 공격당했습니다. 한편 중국에 대한 공격은 주로 어게인스트더웨스트가 감행했는데, 이들이 감행한 이른바 위안화 작전은 타이완과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행위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공격을 막기 위해서 보고서는 어떤 방안들을 권고했나요?

기자) 네. 보고서는 정부가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와 필수 기반 시설이 해킹 조직에 취약해지지 않게 할 정책들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여기에는 강력한 탐지, 대응, 정찰, 그리고 회복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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