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의 무인기 침범에 대응해 무인정찰기를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보낸 것이 정당했다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 논란이 된 정전협정 위반 여부는 유엔군사령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동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9일 VOA에, 북한 무인기 침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이 ‘무인기 부대’ 창설을 비롯해 북한의 모든 침범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은 올바르고 정당한 일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여당은 한국군의 무인기 대응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이상하다'면서 정전협정 위반 여부는 유엔군사령부의 법률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북한 무인기 5대가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응해 무인정찰기 2대를 군사분계선 넘어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 상호 간 영공침범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한국 국방부는 북한 도발에 따른 자위권 행사차원의 조치로 자위권 대응은 유엔 헌장이 보장하는 합법적인 권리이고 정전협정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 국방부 전직 고위관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보다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
“한국은 영공 침범뿐 아니라 수도권 상공까지 진입한 북한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했습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추가 무인기 침입을 막기 위해 북한이 가장 꺼리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한국 정부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가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반대편에서 소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이 있어도 그가 먼저 총을 쏘거나 다른 누군가가 총을 쏘기 시작하지 않는 한 그에게 사격을 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 대응에 제한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전협정 위반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자위권은 결코 부정할 수 없으며 한국 내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분열을 초래하는 북한의 의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은 이런 활동과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북한의 정치전 전략을 이해하고 이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VOA 뉴스 박동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