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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도어즈 “북한, ‘기독교 박해국’ 또다시 1위 오명…지하교인 40만명 추산”


지난 2021년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지난 2021년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북한이 다시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 1위에 올랐습니다.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가장 위험한 곳이지만 40만 명의 지하교인이 여전히 신앙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 도어즈’는 18일 발표한 ‘2023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에서 북한을 다시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꼽았습니다.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50개국을 조사한 결과 북한이 기독교인을 가장 잔인하게 탄압하는 국가로 평가됐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와 동영상을 통해 북한은 “기독교인이 되기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오픈 도어즈 동영상] “The most dangerous place in the world to be a Christian. Spies are everywhere. Discovery means death either by execution or by being worked to death in a labour camp.”

신앙생활 여부를 감시하는 첩자가 어디에나 있으며 적발된다는 것은 곧 처형당하거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죽을 때까지 일하다 죽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또 “북한은 기독교인들이 살기에는 잔인할 정도로 적대적인 곳”이라며 “기독교인들은 절대적으로 자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픈 도어즈 기독교 감시 목록] “Christians have absolutely no freedom. It is almost impossible for believers to gather or meet to worship. Those who dare to meet must do so in utmost secrecy – and at enormous risk. Even owning a Bible is a serious crime and will be severely punished.”

또 “신자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이거나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감히 만나려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은 극비리에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성경을 소유하는 것조차 심각한 범죄로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 “비밀 사역자들이 중국 내 비밀 연결망을 통해 8만 명의 북한 성도들에게 필수 식량과 구호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픈 도어즈 기독교 감시 목록] “Open Doors secret workers are keeping 80,000 North Korean believers alive with vital food and aid through secret networks in China, as well as providing shelter and discipleship training for North Korean refugees at safe houses in China.”

또 “중국 내 안전가옥에서 탈북민들을 위한 쉼터와 제자 훈련도 제공하고 있다”며 “북한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기독교인 수를 인구의 1.5% 정도인 4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또 이 단체 현장 사역자들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안전가옥을 돕는 북한 기독교인 용기 씨와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을 비밀리에 돕는 레베카 씨의 증언을 별도로 소개했습니다.

용기 씨는 “북한에서 기독교는 국가 지도부와 사회의 적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많은 북한 사람은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두려움과 깊은 의심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선입견이 위기에 처한 탈북민들을 도우려는 현장 사역자들에게 “큰 장벽”이 된다면서 그러나 믿음을 가진 뒤에는 “놀랍게도 많은 사람의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삶을 예수님께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레베카 씨는 동영상을 통해 북한 정보원으로 의심스러웠던 여성이 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눈물을 흘린 뒤 신고하지 않은 채 조용히 떠난 사실을 회고하며 현장의 어려움과 기적을 함께 소개했습니다.

[녹취: 레베카 씨] “내가 만나려는 여성들은 말씀을 듣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내가 가서 보려는 여성들은 북한에서 도망쳐 왔고 지금은 이곳 중국에서 불법 난민으로 살아간다. 그들의 대부분은 인신매매의 피해자이며 중국 남자들을 위한 아내로, 창녀촌의 매춘부로 팔려 온 여성들이다. 이 탈북민들이 붙잡히게 되면 그들의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북한으로 보내지고 노동수용소에서 오랫동안 일하거나 사형을 당하게 된다... 그들은 복음을 듣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걸고 있다.”

오픈 도어즈는 지난 2021년까지 북한을 20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지목했다가 지난해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2위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단체는 그러나 북한의 기독교 상황이 나아진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집권으로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며 북한 내 기독교들의 상황은 김정은 정권의 국경 봉쇄와 사상통제 강화 등으로 지난해 더 악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18일 개최한 ‘2023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 제정으로 성경 등 외부 정보를 접하는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이 훨씬 더 강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관계자] “이러한 사상적인 통제는 자연스럽게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 증가 등 직접적인 처벌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북한의 어떤 사상통제, 코로나로 인한 방역통제 이런 것들이 직접적으로 주민들에게 성도들에게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국경 봉쇄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 사정이 악화 그리고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의약품이나 의료 인프라의 부족 등이 겹치면서. 그 주민들의 삶 전체가 매우 어려워졌고 그것에 대해서 우리 성도들도 동일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에서 성경책이나 예술영화 등 기존 미디어의 시청 및 공유로 인해 처형을 당한 사례들, 지하교회 비밀 예배 모임이 적발돼 교회가 큰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례들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관계자] “저희 선교회에서는 앞으로도 북한의 기독교 박해 정책 폐기 및 신앙의 자유 보장 그리고 박해 피해 성도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벌의 중단 그리고 숨어있는 지하교회 성도들의 안전 및 신변 보장 등 북한의 기독교 박해 중단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이러한 내용들이 전 세계에 성도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북한의 수도 평양은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가 번창한 곳이었고 김일성 주석의 어머니 강반석을 비롯해 외가가 모두 기독교 집안이었습니다.

한국 내 기독교인들은 그러나 북한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선 뒤 극심한 기독교 박해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한국으로 탈출했으며 김일성은 십계명 등 기독교 교리를 유일적 영도 체계 등 수령 독재 강화에 적용해 김씨 집안을 신격화했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오픈 도어즈는 이번 감시 목록에서 전 세계 기독교인 7명 중 1명에 해당하는 3억 6천만 명 이상이 신앙 때문에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다음으로 탄압이 심한 국가로는 소말리아, 예멘, 에리트레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이란 등 이슬람 국가들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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