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 하원의원들이 ‘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고 김영옥 대령에게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법안을 재발의했습니다. 한국계로서 첫 아시아계 미군 대대장을 맡았던 고인의 영웅적 행동과 지도력, 인도주의 정신을 기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 영웅인 고 김영옥 대령에게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법안이 최근 미 하원에 발의됐습니다.
민주당의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의 앤디 김 의원과 공화당의 미셸 스틸 의원, 영 김 의원 등 한국계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발의에 동참했습니다.
한국계 미군 참전용사였던 고인의 영웅적 행동과 지도력, 인도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연방의회 금메달을 추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워싱턴 DC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장하고 있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이 이 메달을 보관, 전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습니다.
연방의회 금메달은 의회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입니다.
법안 작성을 주도한 스트릭랜드 의원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4명의 한국계 미 의원으로서 우리가 김영옥 대령의 모범적인 업적을 인식하고 고양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트릭랜드 의원] “As the four Korean-American Members of Congress, it's important for us to come together to recognize and uplift the exemplary legacy of Colonel Young Oak Kim. Despite the barriers and racism he faced because of his heritage, Colonel Kim excelled in his service--both in our military and in our community. He is more than deserving of this high honor as a military hero during both World War II and the Korean War, and as a steadfast community leader and humanitarian,”
이어 “김 대령은 그가 물려받은 것 때문에 직면한 장벽과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과 지역사회 모두에서 복무에 탁월했다”며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동안 군 영웅으로서 그리고 지역사회의 변함없는 리더이자 인도주의자로서 이 높은 명예를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 김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김영옥 대령은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나라와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보답하기 위해 길고 충만한 삶을 보냈다”며 “고인은 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의 통치로부터 로마 해방을 도운 것부터 한국전 동안 미군 대대를 지휘하는 것까지 헌신적인 군 영웅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 김 의원] “Colonel Young Oak Kim spent his long, full life defying the odds and giving back to our country and our Asian American community. He was a dedicated military hero, from helping liberate Rome from Nazi control during WWII to commanding a U.S. Army battalion during the Korean War. His service only continued after his time in the military, and I feel so blessed to have called him a good friend and mentor.”
이어 “그의 복무는 군을 떠난 후에도 계속됐다”며 “내가 고인을 생전에 좋은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은 축복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틸 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김영옥 대령의 결단력과 용기는 미국 정신의 전형”이라며 “김 대령은 복무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그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도록 장벽을 깼다”고 밝혔습니다.
[스틸 의원] “Col. Young Oak Kim’s determination and courage is the epitome of the American spirit. Through his service, Col. Kim broke barriers for generations of Asian-Americans to follow his footsteps. Col. Kim is more than deserving of this honor and I am proud to join my colleagues in recognizing his public service and heroism.”
이어 “고인은 이런 영광을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며 “동료 의원들과 함께 고인의 공적과 영웅성을 인식하는 데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앤디 김 의원도 성명을 통해 “아시아태평양계 개인들이 우리나라에 한 엄청난 기여는 종종 알려지지 않거나 인정받지 못한다”며 “김영옥 대령은 군 복무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함없는 지도자로서도 모범적인 봉사를 통해 이런 인정을 받을 자격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앤디 김 의원] “AAPI individuals’ enormous contributions to our country often go unknown or unrecognized. Colonel Young Oak Kim has earned this recognition through exemplary service not only in uniform, but as a steadfast community leader. Passing this resolution would recognize Col. Kim’s impact on countless lives, resilience against systemic racism, and his bravery fighting for our nation.”
그러면서 “이 법안 통과는 김 대령이 수많은 삶에 미친 영향과 구조적인 인종차별에 맞선 회복력,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용기를 인식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19년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서 독립운동가인 김순권 지사의 아들로 태어난 김영옥 대령은 첫 아시아계 육군 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습니다.
김 대령은 서유럽 전선에서 세운 전공으로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과 프랑스 십자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한국전쟁 발발하자 자진해 다시 입대해 제7보병사단 31보병연대 참모를 거쳐 미군 첫 아시아계 전투대대장을 맡았습니다.
특히 1952년 당시 교착에 빠지던 한반도 중부 전선을 60km 이상 북으로 밀어낸 공로로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 및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1972년 군 생활을 마친 김 대령은 미국 내 한인 청소년과 소수 인종들을 위한 사회봉사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김 대령은 2005년 한국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각각 최고 무공훈장에 해당하는 태극무공훈장과 레지옹 도뇌르 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그해 12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상을 떠난 김 대령은 하와이 호놀룰루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김영옥 대령에게 의회 금메달을 추서하도록 하는 유사한 내용의 법안은 지난 회기 처음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