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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한 외교장관, 확장억제 의구심 해소 기여…경제·과학 등 협력 확대 주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박진 한국 외교장관이 3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박진 한국 외교장관이 3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한 외교장관회담의 주요 성과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가 강조된 점을 꼽으면서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보 외에도 경제와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나라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6일 VOA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박진 한국 외교장관 회담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랩슨 전 대사대리] “The Foreign Minister’s timely visit to DC, on top of Secretary of Defense Austin’s productive meetings in Seoul earlier last week, have helped dispel notions of an emerging gap between the US and ROK on the strength of US security commitments to Korea and the validity of US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Still, continued close coordination by both sides is very much needed on this core strategic issue.”

랩슨 전 대사대리는 “지난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서울에서의 생산적인 회담에 더해 박진 외무장관의 시의적절한 워싱턴 방문은 미국의 한국 안보 공약과 확장억제 전략의 신뢰성에 대해 미한 간 틈이 생기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여전히 이 핵심적인 전략 문제에 대한 양측의 지속적인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6일 VOA에 “미한 외교장관회담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분명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과 함께 한국 안보와 방위에 대한 미국의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인 약속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Park-Blinken meeting occasioned an important reaffirmation of the strong, clear U.S. extended deterrent commitment to the Republic of Korea. Secretary Blinken's remarks, together with those of Secretary of Defense Austin a few days ago, represent the clearest and most specific commitment that the United States has ever made to the security and defense of its ROK ally. This commitment comes at an important juncture -- just as some in the ROK are questioning the determination of the United States to stand by its ROK ally. A careful reading of Blinken's and Austin's remarks leaves no doubt that this commitment is as strong as it has ever been. I think it will be well received in South Korea.”

한국 일각에서 미국의 한국 방위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 국방장관들이 공약을 확인한 것은 시점상 중요하다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밝혔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발언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방위 공약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러한 발언이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번 미한 외교장관회담에서 확장억제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at that was probably at the top of the list for discussion. And I think that there is likely very high level agreement and understanding of extended deterrence and the US commitment to extended deterrence. But I think that, you know given the South Korean public and politicians views and statements, it is an area that must be it must have a continual focus and emphasis.”

맥스웰 연구원은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공약에 대해 양국간 매우 고위급에서 합의와 이해가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국 대중과 일부 정치인들의 견해와 발언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강조해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압박하면서 한국의 방위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맹에 일부 마찰을 조성했을 지라도 결국 동맹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미국과 한국 정부 간에는 확장억제 문제에 이견이나 긴장이 없고 오히려 긴밀히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Honestly I do not yet detect significant tens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over that issue. Rather, I see governmental representatives as working very closely with each other since the beginning of the year in an effort to try to manage the issue. Granted, I think that governments have found themselves a little bit behind the curve compared to where they need to be in terms of managing the issue. But I do not detect a significant gap.”

스나이더 국장은 “솔직히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한국 간 심각한 긴장을 감지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정부 대표들이 이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연초부터 서로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응하는데 있어 여론보다 양국 정부가 약간 뒤처진 감은 있지만 두 나라 정부 간 큰 이견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로이스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회담했다.
로이스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회담했다.

대북정책 기조 변함없어

미한 양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긴밀한 공조에 나설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블링컨 장관과 박 장관의 발언에 비춰볼 때 “두 동맹의 대북 접근법이 일치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n Blinken's remarks, and those of Foreign Minister Park, it is clear the two allies are on the same page when it comes to their respective approaches on North Korea. The two allies share a commitment to seek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and a common goal of keeping the pressure on Pyongyang towards this end. I expect that U.S. and ROK approaches to North Korea will continue to be in close sync in the coming weeks and months.”

이어 미한 동맹은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이를 위해 대북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북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접근법이 계속해서 일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6일 VOA에 “미국의 대북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ell I think the course will stay the same there, what both Ambassador Sung Kim and Kim Gunn affirmed was that they are not going to adopt what a number of outside experts have advocated of sort of abandoning denuclearization as an end goal and adopting a partial arms control approach. They also have affirmed that they will not recognize North Korea as a nuclear state as some experts have advocated.”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미한 외교장관회담과 별도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해 앞으로 대북 정책 기조를 밝혔다며 “비핵화 최종 목표를 포기하고 부분적 군축 접근법을 취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고 종합적인 비핵화 합의는 점진적으로 이행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한 외교장관이 대북 정책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과 불법 자금 모금을 차단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양국이 북한의 사이버 수익창출을 막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사이버 절도가 지금 당장 주목하는 분야”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4월 미국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월드카' 상을 받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지난해 4월 미국 '뉴욕국제오토쇼'에서 '올해의 월드카' 상을 받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IRA 이견 해소 모색…경제안보 등 동맹협력 외연 확대

전문가들은 미한 외교장관이 전통적인 안보 분야 외에도 경제와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한 외교장관이 새로운 발표나 성과물을 내지는 않았지만 양국이 협력하고 있는 현안들이 매우 많고 광범위하다는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Although they didn't break any new ground in making announcements or having a deliverable, I was struck by really the long list of issues that the two countries are coordinating on. It really is quite extensive. And while we usually think of the alliance, the relationship in terms of the military alignment and alliance, it really is striking the the economic as well as diplomatic initiatives that South Korea as well as the U.S. is having. So I think certainly Seoul's Indo-Pacific strategy and its economic security is another way of thinking of diversification away from China.”

이어 “보통 미한 동맹을 군사적 연대의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두 나라의 경제적 외교적 협력은 실로 놀랍다”며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경제 안보는 중국으로부터 벗어나 다각화를 모색하는 방법”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한 외교장관회담의 비공개 석상에서 가장 열띤 토론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배제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미한 외교장관이 IRA 문제를 논의한 것은 “미국이 한국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고 대응책 마련을 시도하겠다고 앞서 밝혀온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I think this is one been consistent with what the U.S. said which is that they will listen to South Korea concerns and try to attempt to address whatever issues Korea may have with the law. I think it too, also reflects the difficulties of making any changes right now given that this will likely require legislation on Congress's side. So it's not surprising to me one that there wouldn't be much discussion of this but that there is still a commitment to trying to find a way forward.“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이 문제 해결에 의회의 입법을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어떤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줬다”며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언급이 없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문제를 협상하려고 하기보다는 현재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선에서 그쳤다는 것입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이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블링컨 장관과 박 장관이 이러한 어려움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또 두 나라가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연장 의정서에 서명한 것은 과학과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의 협력 심화를 보여준다며 특히 인공지능과 퀀텀 즉 양자컴퓨팅 등 첨단 분야가 포함된 것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We're looking towards the future right now, there is a transition taking place, one being driven by artificial intelligence but to by the potential for quantum computing. There has been suggestions for example that quantum computers are already at a point to where in combination with traditional computers they could break encryption. And so we're at a threshold point to where in the next few years we could start seeing significant developments. And so what this says is that the relationship is being poised to take and work together on these important issues in the future. And so it's really about making a down payment on the future of our economic relationship.”

스탠거론 국장은 현재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이 주도하는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양자 컴퓨터는 이미 암호화를 깰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중요한 발전이 일어날 수 있는 분기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양국의 이번 첨단 분야 협력 확대는 “경제적 관계의 미래에 대한 계약금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랩슨 전 대사대리] “The Chinese spy balloon incident, which overlapped with the FM’s visit, was clearly a distraction. But it was also somewhat beneficial in that it afforded the FM and his team a front row seat with the Secretary and other seniors across Washington managing the U.S. response to the Chinese provocation.”

한편 랩슨 전 대사대리는 “박진 외교장관의 방문과 겹친 중국 ‘정찰 풍선’ 사건은 분명히 주의를 분산시켰지만, 또한 중국의 도발을 블링컨 장관과 다른 워싱턴 고위 관리들이 어떻게 다루는 지 박 장관이 매운 가까이에서 직접 목격했다는 점에서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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