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이 인도태평양 안보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미국 정부에서 북한 정보를 다루던 전문가를 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기존 아시아 안보 프로그램을 인도태평양 부문으로 확대해 미국, 동맹국 정부와 함께 역내 위협 감소 전략을 공동 구상하려는 계획의 일환인데요. 한미연합사령부 정보평가국장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 국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결은 중국의 군사 개입을 의미한다며 미한동맹 차원의 중국 억지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신임 국장을 조은정 기자가 화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애틀랜틱카운슬이 새롭게 출범한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의 국장이 됐습니다. 왜 기존의 아시아 안보 이니셔티브를 확대했습니까? 미국에게 인도태평양은 중국 견제 외에 어떤 중요성이 있습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것 이상의 훨씬 더 광범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도태평양의 모든 국가들을 포함하기에 지리적으로도 확대됐고,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에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호주도 포함됐죠. 이번 명칭 변경은 안보 현안 연구에 훨씬 더 집중하고, 또 미국 정부가 이 지역을 규정하는 명칭 ‘인도태평양’과 보조를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도태평양은 단지 미중 사이의 전략적 경쟁의 주요 장소일 뿐 아니라 거대한 경제적 힘, 활기찬 인구 성장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입니다. 따라서 인도태평양의 여러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조하고 함께 투자하는 것은 미국의 향후 안보와 번영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미래에도 중요합니다. 또한 인도태평양에는 중국의 전략적 도전뿐 아니라 북한의 전략적 도전도 있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은 중국과 북한이 각각 제기하는 국가안보 도전의 상호 연관성과 공동 해법을 탐구할 것입니다.
기자) 국가정보위원회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내면서 미국 정보 당국의 북한 분석을 주도하셨는데요. 그 경험을 애틀랜틱카운슬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의 연구활동에 어떻게 접목할 예정이십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저는 언급하신 정보분석관뿐 아니라 전략가로서 북한의 안보 도전을 오래 다뤄왔습니다. 물론 저는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의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많이 이끌 것입니다. 이에 더해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현안들을 각각 좁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분석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더 통합적이고 포괄적이며 궁극적으로 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한 동맹이 북한 억지에만 집중하고 중국을 억지하는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하셨는데요. 어떠한 대중 억지 행동을 제안하십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물론 구체적인 행동의 많은 부분은 미국 정부와 군에서 결정할 것입니다. 제가 언급한 것은 미한 동맹의 틀 안에서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이 (중국 억지)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북한과의 대결 상황에서 중국의 군사적 개입이나 중국의 간섭 가능성이 얼마나 큰 지 미국이나 한국은 공개적으로 인정하길 꺼려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을 비롯한 전 주한미군사령관들은 그들이 지휘하던 시기에 좌절감을 느꼈던 부분을 후에 언급했죠. 중국이 한국의 안보에 위협으로 작용하는 모든 도전과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을 다시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의 중요한 경제 관계때문에 더욱 거론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감하고 어렵다고 해서 이야기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한 동맹은 이 (중국 억지)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합니다. 또한 미한 상호방위조약은 단지 북한이라는 특정 국가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공격을 포함한다는 점을 미한 동맹이 공개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기존의 미한 공동 작전계획 2015에는 북한 비상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말씀입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작전계획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기자) 관련해서 작계 2015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미국과 한국이 준비 중인 가칭 작계 2022에는 북한의 소형 전술핵무기 위협과 합동요격지점 등이 추가될 전망이라고 한국 언론이 지난해 말 보도했습니다. 새로운 작계는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갈로스카스 국장) 구체적인 작전이나 군사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부를 떠난 뒤 연구를 통해 밝힌 것은 북한의 ‘핵 강압(nuclear coercion)’과 ‘제한적인 핵 타격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충돌 상황에서 북한이 제한적인 핵 타격을 하면서 핵확전을 우려하는 한국과 미국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입니다. 단지 군사 계획뿐 아니라 미한 동맹의 전반적인 정책에서 이러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북한 정권에 어떠한 전략적인 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며, 위험이 이익을 훨씬 능가한다는 점을 북한이 확실히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더 잘 대비할수록 북한이 핵을 사용할 동기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미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와 운반체계를 다양화하고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사용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일까요?
갈로스카스 국장) 우리는 직면한 일상적인 상황과 위기 가능성을 구분해야 합니다. 조만간 청천벽력과 같이 북한의 핵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과 미한 동맹 사이에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무기 사용이 차악의 선택이라고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핵무기로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핵사용 시 북한 정권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정책을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책이나 성명을 냈다고 해서 북한이 반드시 이를 믿거나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실제로 정책을 이행할 능력과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기자) 북한은 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고체연료 ICBM을 얼마나 진전시켰습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비행시험이 있을 때까지는 북한이 어느 정도의 진전을 이뤘는지 알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계속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2021년 당대회에서 고체연료 ICBM 개발 목표를 밝혔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부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뉴스에서 이런 활동의 증거를 보지 못하더라도 북한은 실행가능한(viable)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열병식에 화성-17형 ICBM을 10기에서 12기 동원했습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지상발사 요격미사일을 압도할 만한 숫자입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저는 미사일 방어망 압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날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든 북한은 분명 미국 본토의 미사일 방어를 훨씬 어렵게 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사일 방어를 개선하는 노력에 다시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뢰를 잃게 될 것입니다. 또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인식에도 전략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북한의 점증하는 역량에 대응해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능력을 유지하는 데 진지하다면 상당한 투자를 하고 비판과 정치적 비용을 기꺼이 감수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은 미국 본토를 ICBM으로 타격할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도시가 북한의 보복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확장억제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갈로스카스 국장) 이것은 새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냉전때 소련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과 관련해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소련은 미국을 끝장낼 수 있을 정도의 핵역량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고 가까운 미래에도 갖추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유럽과 나토 동맹국들이 냉전 때 미국의 확장억제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면 한국도 미국에 대해 비슷한 정도의 신뢰를 갖는 것이 상당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공격에 대한 억지를 강화하고 미국의 접근법에 대해 한국 대중에 더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는 이것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화하는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론조사들을 보면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의 확장억제도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은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문제가 되고 있으며 억지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데 매우 진지하다는 점을 한국 등 동맹국들과 중국, 북한 모두에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을 종식시킬 수 없다고 하셨나요? 북한의 ICBM은 미국에 도달 가능하고, 북한은 작년에도 ICBM을 여러 차례 실험하지 않았습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잠재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냉전 당시 소련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보다 훨씬 적은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타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굉장히 우려가 되는 부분인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북한은 냉전이 한창일 때 소련이 미국 대륙에 제기한 수준의 위협을 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규모에 차이가 있습니다.
기자)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해 더 강력하고 유능한 동맹이 된다면 핵무장한 한국이 역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더 기여하지 않을까요?
갈로스카스 국장) 그것은 다양한 가정을 상정하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지켜본 가상의 한국 핵무장에 대한 대화들은 모든 다른 변수와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 더 큰 국제적 상황과 더불어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 일어나는 대화의 수준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한국의 핵무장)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 지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섣부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대화의 수준이 매우 피상적입니다.
기자) 앞서 한국의 핵무장이 중국을 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셨는데요. 한국의 핵무장이 비공개 대화에서 중국이나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갈로스카스 국장) 미국의 동맹국들이 추가적으로 핵무기로 무장하는 것을 중국이 원치 않는다는 것은 예전부터 확립된 견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핵 역량과 그 역량이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와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덜 명확합니다. 나는 지금 단계에서 핵무장한 한국이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와 협상에 어떤 의미를 가질 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이에 이러한 논의가 분명히 중국과 북한의 많은 관심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 핵무장에 대한) 어떤 결정이나 역량 개발에 있어 구체적인 조치를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갈로스카스 국장으로부터 애틀랜틱카운슬에 신설된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 북한의 핵위협과 미국과 한국의 대응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