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지원했던 공화당 인사들이 2024년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공화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 그동안 밝혀왔던 대북 정책 방향을 이조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내년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5일 플로리다 자택에서 “2년 전 우리는 위대한 국가였고, 곧 우리는 다시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This was a great country two years ago… and in two years, it will be great again.”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은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공화당에서 두 번째로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대사입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출정식을 열고 “우리는 과거의 낡은 생각과 퇴색된 명성을 제치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를 미래로 이끌 새로운 세대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헤일리 전 대사] "We're ready, ready to move past the stale ideas and faded names of the past, and we are more than ready for a new generation to lead us into the future.”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외에 2024년 공화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콧 상원의원 등이 있습니다.
특히 헤일리 전 대사를 포함해 펜스 전 부통령과 폼페오 전 장관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원했던 인물입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내면서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주도하는 등 미국의 대북 압박 캠페인을 국제사회로 확대한 인물로 꼽힙니다.
폼페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지내며 북한을 4차례나 방문하는 등 ‘대북 관여와 최대 압박 병행’으로 집약되는 소위 ‘트럼프식’ 대북 정책을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출간한 새 회고록에서는 CIA 국장 시절인 2018년 3월 비밀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것에 대해 “실망과 단절로 끝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어쩌면 미국과 세계에 핵 위기를 고조시킬 수도 있었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위협해 온 방식을 감안할 때 이 만남은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특히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미사일과 지상 역량이 확대돼도 북한 사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직접 관여했던 인물로 퇴임 이후에도 당시의 최대 압박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습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해 말 발간한 회고록에서 “최대 압박은 효과적이었다”며 “김정은은 협상장에 나왔고 우리가 재임하는 동안 미사일 시험과 핵 위협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길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스콧 의원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외교 당국자들과 비슷한 대북 기조를 보여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 정권에 제재 등을 통한 최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전 의원도 현역 시절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북 압박을 끌어내기 위해 중국에도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차기 대선 출마 의향을 여러 차례 내비치면서도 아직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