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안에 러시아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맛’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타이완이 비공개 안보회의를 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대타이완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이란이 농도 84%의 우라늄을 농축한 것을 실질적으로 인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력에 관한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3대 핵전력 강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조국 수호의 날’을 맞아 국영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3대 핵전력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네. 육상과 해상, 공중에 기반을 둔 핵3각 구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도미사일(SLBM) 탑재 핵잠수함, 전략핵폭격기를 가리킵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무기인 ‘사르맛’ ICBM은 올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공중용 극초음속 킨잘 시스템 대량 생산을 계속할 것이며, 해상용 치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대량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보레이-A’ 핵 추진 잠수함 프로젝트인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채택됨에 따라, 러시아 해군 전략핵전력에서 현대 무기와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며칠 전, 미국과의 유일한 핵 통제 조약인 ‘뉴스타트(New START)’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1일 러시아 연방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행한 국정 연설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010년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참여 중단을 전격 선언했는데요. 22일 러시아 의회는 푸틴 대통령 결정을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폴란드에서 가진 ‘부쿠레슈티 나인’ 정상들과의 회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며 매우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 결정이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지는 않았다고 미국 ‘ABC’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일단 뉴스타트에서 완전 탈퇴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뉴스타트 탈퇴가 아니라 참여를 잠정 중단하는 것이라며 말미를 남겼습니다. 러시아는 다시 참여하는 조건으로, 또 다른 핵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러시아를 겨냥한 핵무기를 축소해야 한다며, 핵 통제 조약 틀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무렵, 러시아가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미국 ‘CNN’과 ‘CBS’ 등 주요 매체들이 익명의 미국 관리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러시아가 18일 ICBM을 시험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실패한 미사일은 서방에서는 ‘사탄 II’로 알려진 ‘RS-28 사르맛’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18일이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 바로 며칠 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CNN은 첫 번째 보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고 있었던 20일 러시아가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추후 소식통을 인용해 이를 정정했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 뉴스타트’에 따라 미국에 발사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으며, 미국은 이번 발사를 이례적인 것이나 긴장 고조 행위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복귀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21일과 22일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바르샤바 로열캐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 연설, 나토 내 동유럽 9개국의 안보 협의체인 ‘부쿠레슈티 나인’ 정상회담을 끝으로 23일 밤, 백악관에 복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유엔에서는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 표결이 있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하루 앞둔 23일, 유엔이 긴급 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평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칩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에 앞서 22일, “러시아의 침공은 우리 집단적 양심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결의안을 더 많은 나라들이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타이완 간에 고위급 안보 회의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타이완 고위 관리들이 21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에 있는 미국 재타이완협회(AIT) 시설에서 고위급 안보 회의를 마무리했다고 미국 정부 외교 소식통이 22일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회담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측에서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일라이 래트너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여러 관리가, 그리고 타이완 측에서는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과 구리슝 타이완 국가안보 보좌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고요. 미국 정부는 이 회담에 관해 공식적으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다만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대타이완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프라이스 대변인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프라이스 대변인은 회담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할 게 없지만 “알다시피 미국은 타이완과 강력하고 비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재타이완협회(AIT)’와 ‘주미타이완경제문화대표부(TECRO)’ 후원 아래 타이완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오랜 정책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T는 미국의 타이완 주재 대사관 격이고요. TECRO는 미국 주재 타이완 외교 공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는 어떤 현안이 다뤄졌을까요?
기자) 네. 익명의 미 정부 관리가 VOA에 전한 바에 따르면 양측 고위 관리들이 타이완 해협 상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관계, 미국과 타이완 간 고위급 방문 문제, 유럽 국가들에 대한 타이완의 접근 확대 방안 등 다양한 안보와 외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회담은 몇 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 반응 살펴보죠.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과 타이완 간 접촉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 이미 공식 외교 경로를 통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타이완에 대한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정찰풍선을 둘러싸고 다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별도로 회담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 행동이 미국 주권과 국제법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지금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무기가 고갈되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중국이 지금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서방 측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한 외교 소식통은 VOA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간 군사적 관계가 심화하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올봄 러시아 국빈 방문 계획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더 올렸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관영 누르통신은 23일 이란이 84% 농도의 우라늄을 농축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누르통신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끄는 최고국가안보위원회와 연계된 매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란 정부가 IAEA의 문제 제기를 실질적으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사찰관들이 84% 농도로 농축된 우라늄 입자들을 탐지했다고 19일 처음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지금까지 이 보도를 직접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IAEA 측은 이 보도를 부인하진 않고, 다만 IAEA가 최근 검증 활동 결과를 이란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최근 IAEA가 이란 포르도 핵 시설에서 이상 활동을 탐지했다고 밝힌 바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IAEA는 이란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서 IAEA에 이란이 보고한 작동 모드와 크게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첨단 원심분리기들의 캐스케이드 2개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란이 이 포르도 핵 시설에서 농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밖에 나탄즈 핵 시설에서도 우라늄을 농축합니다. 그런데 이란이 이번에 84% 농도의 우라늄을 어디서 농축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계속 올리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지난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앞서 2015년에 체결된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습니다. 미국은 그러면서 이란을 겨냥한 제재를 속속 복원했는데요. 그러자 이란은 이에 대응해 핵 합의를 단계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한 조처 중 하나로 우라늄 농축 농도를 점점 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IAEA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나라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점점 더 올리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라늄을 90% 농도까지 농축하면 이걸 핵폭탄을 만드는 데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란이 선택한다면 핵폭탄 몇 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우라늄을 이란이 현재 가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핵폭탄을 만들고 이걸 미사일에 실을 정도로 작게 하려면 몇 달이 더 걸립니다. 이번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 농도를 84%까지 올린 것은 핵 합의를 통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서방 세계에 다시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방 국가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도 이란 핵 개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죠?
기자) 네. 이란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이스라엘이 주변국 핵 시설을 공격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이라크가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다면서 두 나라 내 핵 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