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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 대사 “국제 연대로 중국 경제강압 격퇴”…CSIS “미 정부기구 구성해 피해국 지원해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

미국은 협력국들과 연대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미국이 범정부 기구를 구성해 피해국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민간단체 제안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해 미국 주도로 국가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2일 ‘중국의 경제강압 대응’을 주제로 연 행사에서 공개한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중국이 일본, 한국, 호주 등에 정치적 이견을 문제 삼아 경제 보복에 나섰지만 이들 국가들은 중국의 공격을 이겨냈을 뿐 아니라 경제가 더욱 번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와 무역 관계가 중국의 강압에 대한 ‘충격 흡수 장치’가 됐다는 것입니다.

이메뉴얼 대사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이 경제적 강압에 나서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폭넓고 심층적이며 유능한’ 미국 주도의 국가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매뉴얼 대사] “You’ve got to put together a coalition, take an assessment of all your tools, build a healthy set of instruments led by the U.S. and then when other smaller countries get targeted we will come to their defense and show them that we will stand by them when they make a political stand.”

이매뉴얼 대사는 “모든 국가적 도구를 검토해 일련의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작은 나라들이 표적이 되면 우리가 그들을 방어하고, 그들이 정치적 연대를 밝힌 데 대해 우리도 그들의 곁을 지킬 것이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일련의 경제적 도구를 적용하면 중국의 강압을 격퇴할 수 있다”며 “국가들이 함께 연대해 조직적인 노력을 펼치면 중국의 압박을 견딜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에밀리 블랜처드 국무부 수석경제학자 겸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은 중국의 제3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를 저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블랜처드 차관] “Economic coercion, the kinds of actions that Beijing is taking to influence what countries say and what countries do that undermines US national security and it undermines the rules-based order. It is of paramount importance that countries are free to act in their own sovereign best interests as they define it.”

그러면서 “각국이 그들이 정의하는 대로 그들의 주권적 최선의 이익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랜처드 차관은 국무부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해 ‘회복력’과 ‘대응’이라는 두 가지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기업들과 미국 경제가 중국의 행동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회복력’을 강화하고,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괴롭힘’을 당할 때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블랜처드 차관은 중국의 강압적 행동은 사안마다 특징이 다르다면서 국무부도 다양한 대응 도구를 갖추고 있고, 탁상훈련(tabletop exercises)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의 강압에 대응해 피해국들을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녹취: 블랜처드 차관] “If Beijing threatens countries with actions to damage their economies because of something a country wants to say or something a country wants to do, our door is open. Give us a call. We welcome a quiet conversation. Key point, we've got your back, we value your sovereign independence.”

블랜처드 차관은 “각국이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문제삼아 중국이 경제적 위협을 가한다면 우리의 문은 열려 있으니 전화하라”며 “조용한 대화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핵심은 우리는 피해국을 지지하고 그들의 주권적 독립을 존중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제적 강압 대응위원회 구성… 피해국 지원 집중해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날 행사에 맞춰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할 전략과 자원을 조율하기 위해 범정부 기관인 ‘경제적 강압 대응위원회’(Committee on Countering Economic Coercion)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보고서는 어떤 행위가 경제적 강압에 해당하는지 사안별로 규정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중국이 특정 국가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대응위원회가 대통령에게 가능한 구제 정책을 제안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것과 유사한 ‘경제적 강압 대응 도구(US Anti-Coercion Instrument)’를 설립해 표적이 된 국가를 구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해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 상환을 보증하고 피해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의 관세를 인하하며 피해국의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에 대해 정치적 위험에서 보호하는 보험을 제공하는 방안들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매튜 레이놀즈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보복으로 맞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시도를 좌절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레이놀즈 연구원] “So our strategy is predicated on deterring China through instilling in Beijing a fear of failure rather than a fear of retaliation, and we think this approach of resiliency and relief is more credible than a strategy predicated on punching directly back against China.”

레이놀즈 연구원은 “우리의 전략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중국에 심어줌으로써 중국을 저지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회복력’과 ‘구제’의 접근법이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반격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2010년 중국의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금지, 2016년 한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최근 타이완과 관계를 강화한 리투아니아의 소고기 수입 중단 등 중국의 경제적 강압 사례 8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사드 포대를 계속 유지하고 신남방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였으며, 중국의 ‘괴롭힘’에 대응해 미국과 더욱 강력히 연대했고 한국민 사이에선 반중 정서가 확산됐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민주당의 토드 영 상원의원은 최근 ‘경제적 강압 대응 법안’을 발의했다며, 미국의 협력국들이 권위주의 국가들에 맞서다 표적이 됐을 때 미국 대통령이 피해국들을 지원할 권한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영 의원] “We really need to approve right now so that we don't squander the opportunity to provide a clear alternative to China when the next crisis emerges as it inevitably will. The CCP thinks it can drive a wedge between our allies and partners by using economic intimidation or by harming economies through opaque informal actions. By supporting our partners under threat, we protect America's own national security interests.”

영 의원은 이 법안이 신속히 승인돼야 한다며 “위기는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며 그 때 피해국에게 중국 대신 확실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경제적 위협이나 불투명한 비공식 행동을 통해 경제에 해를 끼침으로써 미국과 동맹국들, 협력국들 사이를 벌어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협 받는 우리의 협력국들을 지원할 때 우리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의원과 토드 영 의원은 지난달 발의한 법안에서 경제적 강압을 받는 국가들에 대한 수출 허가 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피해국 상품의 관세를 경감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미 의회에서 제3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직접 관여하기 위한 법안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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