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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정배 하나원장] “북한 도발, 탈북민에 대한 인식에 악영향…탈북민 폭발적 증가는 어려울 것”


서정배 한국 하나원장이 VOA와 인터뷰했다.
서정배 한국 하나원장이 VOA와 인터뷰했다.

북한의 도발과 인권 침해가 탈북민들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탈북민 교육기관인 한국 하나원의 서정배 원장이 지적했습니다. 서 원장은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탈북민에 대한 편견의 원인 중 하나로 북한의 행태를 꼽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탈북민들의 역할과 관련해선 특히 통일 과정에서 중요한 인적자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 원장은 또한 팬데믹 기간에 줄었던 탈북민 수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서 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소개해 주시죠

서정배 원장) 하나원이 개소한 지는 23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사회가 북한이탈주민을 전원 수용하고 또 이분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미에서 하나원이 만들어졌고요. 또 북한이탈주민들이 처음 우리 사회에 도착해서 우리 사회를 배워가는 교육기관으로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3개월 기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 그리고 직업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는 그런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23년 동안에 3만 4천 명 정도의 탈북민들이 여기를 거쳐 갔습니다.

기자)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을 지원하고 있나요?

서정배 원장) 직원은 80명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시설이 두 군데(경기도 안성과 강원도 화천) 있다 보니까 두 곳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80명 정도가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아시다시피 안성은 여성 성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또 강원도 화천에 있는 제2하나원에서는 성인 남성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탈북민들의 한국 입국 규모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시나요?

서정배 원장)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었기 때문에 동북아에도 굉장히 많이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특히 탈북민들이 탈북하는 과정 루트가 1천 km 이상의 대장정인데 그 과정들이 막히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있고요. 특히 중국 지역이나 동남아를 거치는 과정이 굉장히 봉쇄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탈북민 숫자가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기자) 전통적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7대3 정도로 여성이 훨씬 많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의 통계를 보면 남성이 더 많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서정배 원장) 워낙 샘플이 줄어드는 상태라서 통계적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과거 중국을 거쳐서 왔던 탈북민들의 대다수가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그 길이 막히다 보니까 기타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 때문에 성비에 조금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쪽으로 보면 탈북민들이 여러 곳에서 계속 남한으로 오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이렇게 탈북민 규모가 10분의 1, 그 이상으로 크게 줄면서 하나원도 타격이 있을 것 같습니다. 상황이 어떤가요?

서정배 원장) 하나원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 직전까지 3~4년간 연평균 1천 100명 정도 입국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었는데 지금은 10분의 1 정도로 줄어있는 상태고요. 그러다 보니까 기초교육생과 저희가 말하는 기존에 나가신 수료 교육생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수요를 찾아서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나가신 분들 중에는 조기에 정착을 못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찾아서 다시 재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심화과정이라고 해서 직업훈련을 다시 실시하고 그 전에 제대로 취득하지 못했던 자격증, 기술자격증 등을 취득해서 나가서 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금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계시고요. 올해는 한 500명 이상 분들에게 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의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탈북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료사진)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나요?

서정배 원장) 최근 상황을 보면 정부에서 5년간 지원합니다. 5년간 여러 가지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데 그 기간에 제대로 정착을 못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저희가 다시 발굴해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경제적인 적응이 어려웠던 분들이나 또는 심리 정서적 어려움이 있어서 제대로 경제활동에 참여 못 했던 분들, 이런 분들을 찾아서 다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 말씀을 들어보면 의외로 적응을 못 하시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은데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서정배 원장) 3~4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가장 큰 게 저는 탈북민들의 건강 문제라고 봅니다. 건강에도 사실 두 가지가 있는데요. 그동안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신체 건강이 상당히 취약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어디 가서 일을 바로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기자) 한국에 와서가 아니라 북한에서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제대로 치료와 관리를 받지 못한 후유증이 한국에 와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인가요?

서정배 원장) 그렇습니다. 영양상태도 그렇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했고 또 탈북하는 과정이 길어지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는 더욱더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신체적 건강이 굉장히 취약하고요. 특히 여성들이 많다 보니까 탈북 과정 또는 입국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라고 보통 얘기를 합니다만 심리 정서적인 불안 또는 그런 어려움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가족 문제 때문에 생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고요. 이런 부분은 쉽사리 치유가 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4~5년이 지나도 필요하다면 정신과적인 처방이라든지 상담이라든지 이런 것이 필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대로 된 경제 활동에 전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죠. 또 우리 사회가 그렇게 탈북민들한테 우호적이거나 긍정적이지 못한 측면이 또 있습니다. 직장생활은 굉장히 경쟁적이고 힘들죠. 또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탈북민에 대한 어떤 편견과 차별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점들을 봐도 탈북민들이 쉽게 우리 사회에서 남한 주민들과 섞여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발전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죠.

기자) 탈북민들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부분도 있고, 또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잘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있을 텐데요. 탈북민들에 대한 편견이나 그런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통일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서정배 원장)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생기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만 북한의 행태도 사실 관련이 있습니다. 북한이 저렇게 도발하고 인권을 침해하고 하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탈북민들도 그 피해를 입습니다.. (한국인들이) 바로 탈북민을 이해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어렵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탈북민에 대해서 좀 더 수준 높은 이해를 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측면이 있고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탈북민의 수준이 그렇게 높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탈북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탈북민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저희가 조금 더 접근하기 쉬운 문화콘텐츠, 예를 들면 영화 같은 콘텐츠를 통해서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살아가고 있다. 아주 소중하게 우리가 대해야 하는 대상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 정권의 도발이나 심각한 인권 침해 여파가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말씀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북한 정권과 일반 주민은 다르다는 인식 교육을 한국 국민들에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서정배 원장) 논리적으로 보면 그게 맞지요. 북한 정권과 주민은 분리되어야 하고 저희가 차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건 맞는데, 북한에서 온 탈북민들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각은 그것이 잘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이 왜 저래? 이러면서 탈북민도 좀 같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그런 부분을 저희가 개선하고자 여러 사업을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요. 하나원에서도 그런 계기가 있을 때마다 특히 하나원 시설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을 초청해서 실상을 알리는 작업들도 하고 있고요. 또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좀 더 도와주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탈북민들이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서정배 원장)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탈북민을 말할 때 첫 번째로 했던 게 ‘먼저 온 통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남한과 북한을 모두 경험하고 또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들을 다 만나 봤기 때문에 그분들이 앞으로 통일 과정, 또는 통일 이후에 남북 주민들을 통합시키고 서로 이해시키는 데 중요한 인적 자원이 된다 그런 측면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탈북민은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이산가족'으로서 가장 통일을 원하는 집단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분들은 실제로 북한에 가족들과 친지, 친구, 동료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분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통일을 원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 노력할 분들이거든요. 그리고 또 북한에 통신망을 심어주는 측면이 있고 또 반대로 보면 우리 남한 국민에게 북한의 실상도 알리고 또 통일의 필요성도 몸으로 증명할 수 있는 그런 대상들이 됩니다. 아울러 이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살아 나가고 또 거기서 성공하고 정착하고 하는 그런 과정 자체가 통일 이후에 있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미리 경험하게 해주고 또 그런 성공사례들이 북한 주민들한테는 더 큰 희망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그분들의 삶은 우리 국민들, 또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인적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예전에 보면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던 수업이 ‘마음 다스리기’였습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다시 탈출하다 잡히고 이러다가 한국에 와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이것은 정상적인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도 받고요. 전직 북한 외교관조차 탈북한 뒤 평균 4년 정도 악몽을 꾼다고 하니까 일반분들은 더 심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요즘 입국하는 탈북민들 사이에선 어떤 수업이 인기가 있나요?

서정배 원장) 저희가 조사를 해봤더니 실생활 정보를 드리면 가장 좋아하십니다. 최근에는 보니까 굉장히 실용적으로 생활 정보를 드리면 좋아하고 특히 직장 예절을 가르쳐드린다든가 또는 법률 피해 구제 절차에 대해 안내해 준다든가, 또는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방법을 알려준다든가 이런 것들이 사실은 탈북민들한테 피부에 와 닿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과목으로 굉장히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저는 사실 그것보단 먼저 하나원에 있는 3개월 동안 다른 것보다 먼저 앞서 말씀드린 신체적인 건강을 회복하고 또 마음을 다스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심리 정서적인 안정을 통해서 마음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탈북민들도 통계적으로 말씀드리는 게 큰 의미는 없을 수 있습니다만 들어올 때 느꼈던 트라우마 어떤 불안감, 심리적인 특성이 퇴소할 때 3개월 이후에 수료할 때 보면 상당 부분 좋아진 측면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보람을 느끼고 있고. 다만 이제 이게 끝이 아니고 거주지에 나가서 개개인이 삶을 살다보면 또 더 많은 트라우마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되고 또 우리 국민들도 탈북민들이 주변에 있으면 그분들한테 차별 없이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탈북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살기 위한 분위기 환경, 특히 생태계를 좋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 가장 부정적인 제도 중 하나가 성분 제도일 텐데요.하나원에서도 평양 출신과 지방 출신들 사이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상황이 전통적으로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고 최근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서정배 원장) 자기가 태어난 환경에 따라서 북한 사회에서 여러 가지 분리 차별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최근에 그런 칼럼을 하나 봤는데 북한 사회도 너무나 이것이 고착화되고 처음에 유리한 환경에서 태어나면 노력을 덜 하더라도 좋은 자리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평생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바가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에도 출신성분 제도는 비합리적이고 비인권적인 측면이 많죠. 그리고 또 그런 것들이 고착화되다 보니까 사회가 발전을 못 하고 또 불만이 쌓여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탈북하는 많은 분들이 그런 데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탈북의 한 요인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국내에 들어왔을 때는 저희가 당연히 그런 것들을 좀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자) 하나원 직원들이 탈북민들에 대해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서정배 원장) 제가 아직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탈북민들이 하나원에 들어왔을 때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저는 기대보다도 성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작은 성취들이 쌓이면 그것이 자신감이 되고 우리 사회에 나가서도 잘 살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필기 시험을 보게 하고 남자들은 실기까지 보게 하는데 합격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봤을 때 또 운전면허 말고도 컴퓨터 활용 능력 같은 부분들을 시험을 보게 합니다. 그런 자격증을 땄을 때 굉장히 기뻐하시고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거쳐서 3개월 후에 수료하실 때 나가서 잘살아 보겠다. 또 열심히 해보겠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자신감을 보일 때 저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기자) 사회에 나가서 성공하는 분들이 계시고 또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을 텐데 무엇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보시나요?

서정배 원장) 제가 탈북민 지원 사업을 오랫동안 담당해 봤는데 결국은 개개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이 성공이지 않습니까? 그래야 성공적인 삶이 될 텐데 이 부분은 개인마다 다 차이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우리 사회의 본질에 대해서 이해하고 굉장히 경쟁적이면서도 또 본인의 어떤 역량이나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시는 분들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결국 그 과정은 실패를 하더라도 끊임없는 도전을 해서 결국은 자기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는 그런 삶이 될 텐데요. 최근의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어요. 거기에 잠깐 가봤더니 성공한 사례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길고 그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고 도전해서 결국 성공했다고 이런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노력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요. 탈북민들이 처음부터 우리 사회에 와서 바로 무엇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본인들도 노력하지만 주변에서 계속 격려해주고. 또다시 일어서서 도전할 힘을 주는 주변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다르게 얘기하면 ‘너무 서두르지 말라’ 이런 말씀으로도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원금과 장려금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압니다. 과거 여러 시행착오와 변동이 있었는데, 지금은 얼마를 어떻게 지원하나요?

서정배 원장) 일단 모든 분에게 정착금을 드립니다. 기본금이 현재 1인당 900만원 정도 되고요. 그다음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조금 더 취약한 상황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장려금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주택 지원인데 주거 지원은 가구 단위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혼자 오신 분들은 개인이 하지만 가구 단위로 임대주택을 알선하고. 보증금을 1천 60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보증금이 많이 들어가면 월세는 좀 적게 내게 되는 거죠. 그리고 취업을 지원하는 제도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있습니다. 지금은 취업을 알선해드리고 여러 가지 취업을 직업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만 취업을 했을 때 3년 이상 장기 취업하면 한 2천만원 정도의 장려금을 드리고 있고요. 또 그것을 그냥 써버리면 안 되니까 목돈을 만들기 위해서 2천400만원까지 본인이 미래행복통장에 불입하면 그만큼의 자산을 더 추가해서 드리는 그런 제도가 있습니다. 자산 형성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 학교에 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교육 지원을 합니다. 그래서 대학교까지는 전액 무료는 아닙니다만 최대한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특별히 더 중점을 둔 사업이 있나요?

서정배 원장) 하나원의 경우에는 지금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다시 발굴해서 재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고 또 마음 건강을 위해서 더 많은 역할들을 해서 그분들이 좀 어려움이 있으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더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보면 안전망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있는 25개 하나 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역 적응센터인데요. 거기서 탈북민들이 어떻게 보면 복지 사각지대에 빠지지 않고 또 사회적인 그런 고립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그분들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그런 역할들을 좀 더 강화해서 하겠다는 취지로 준비하고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한국 내 탈북민들의 상황이 좀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요?

서정배 원장) 저희가 사실은 처음 보는 그런 유형의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사회적 고립이 더 커졌다는 게 가장 큽니다. 그런데 탈북민의 경우에는 첫번째 우리 지역 사회에 나가서 살지만 사회 관계망이 넓지 않습니다. 워낙 좁은 관계망만 유지하고 쉽게 말하는 몇몇 사람들만 만나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으로 이렇게 격리하다 보니까 그것이 더 좁아지고 사회 연결망이 깨지는 이런 상황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사회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고립이 되는 것이 더 커졌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또 우리 국민들도 힘들었습니다만 탈북민들도 자영업, 서비스업 하시는 분들은 적응이 늦어서 어려운 점이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내 탈북민 입국 규모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서정배 원장) 구체적인 숫자로 규모를 전망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살고 있는 한반도와 주변 정세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저희는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차치하고라도 저희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오면 전원 수용하겠다. 그리고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이분들에게 우리 사회가 살아나갈 수 있는 힘과 준비를 시켜드리는 그런 것으로써 통일 준비의 최전선에서 이분들을 대하고 또 지원하고자 하는 그런 열의를 가지고 계속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우리 탈북민들이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남한에 오시고 나면 여기서 열심히 살아가시면서 또 보람있게 본인들이 성공하고 또 목표를 달성하고 하는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이런 기회가 북한 주민들한테도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고 또 여기 계신 탈북민들께서도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과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사시고 있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민들의 첫 사회정착교육기관인 통일부 산하 하나원의 서정배 원장과 함께 최근의 탈북민 지원 현황 등에 관해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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