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최근 통과시킨 에너지 관련 법안에 적국에 미국의 전략비축유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이 담겼습니다. 중국을 겨냥한 조항이지만 북한도 금지 대상국에 포함됐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북한에 대한 전략비축유 판매를 금지하는 조항이 최근 미 하원 본회의에서 찬성 225표 반대 204표로 통과된 ‘에너지 비용 절감 법안’에 포함됐습니다.
공화당의 스티브 스칼리스 하원의원이 지난달 중순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미국의 에너지 생산과 수출, 관련 기반 시설 및 핵심 광물 가공을 늘려 통해 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법안에는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중국 등 적국들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중국 외에도 북한과 러시아, 이란이 판매 금지 대상국으로 명시됐습니다.
그 밖에 미국의 제재 대상 정부나 해당 국가가 소유 혹은 통제하고 있는 단체나 업체에 대한 미국의 전략비축유 판매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이 조항은 민주당의 크리시 훌러핸 하원의원이 제출해 법안에 포함됐습니다.
훌러핸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 조항을 제출하며 “에너지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할 수 있는 나라에 별다른 예외를 두지 않은 채 최고가로 입찰한 사람에게 판매한다”며 “그것은 중국, 러시아, 이란 혹은 북한과 같은 우리의 가장 지독한 적국들이 우리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고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훌러핸 의원] “Oil from the Strategic Oil Reserve is sold by the Department of Energy to the highest bidder with few exceptions on what countries can purchase from the U.S. supply. That means that our fiercest adversaries, like China, Russia, Iran, or North Korea and other sanctioned governments, can purchase and export our strategic oil… this loophole threatens our national security, and it poses serious harm to American families. The American people need Congress to act and to act quickly.”
이어 “이런 허점은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미국 가정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며 “미국인들은 신속하게 행동하는 의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상원에서 가결된 뒤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발효됩니다.
앞서 상원에서도 지난해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 주도로 적국에 전략비축유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회기가 종료되면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경매를 통해 기업에 전략비축유를 판매합니다.
지난해 3월 말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 완화를 위해 전략비축유를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8천만 배럴 방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의회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정부가 공급하는 전략비축유를 사들여 중국에 판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