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 언론인 보호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끔찍한 언론 자유 환경에 놓여 있는 나라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란 대통령이 약 12년 만에 시리아를 방문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열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이 돌아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5월 3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입니다. 1993년 유엔 총회에서 공포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진행자) 이즈음에 각국의 언론 자유에 관한 평가 보고서도 나오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언론 감시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매년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실태를 평가 분석해 순위를 매겨왔습니다. 올해도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3일 ‘2023 세계 언론 자유 지수’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평가는 몇 단계로 구분합니까?
기자) 모두 다섯 단계입니다. 좋음(Good), 양호함(satisfactory), 문제 있음(problematic), 나쁨(difficult), 매우 나쁨(very serious)으로 구분하고요. 이를 색깔로도 표시해 세계 지도에 매우 나쁜 나라는 빨간색으로, 좋은 나라는 초록색 등으로 구분합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언론 환경이 심각하게 나쁜 나라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언론 자유 지수가 매우 나쁜 나라는 모두 31개국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역대급 기록으로,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28개국, 2년 전의 21개국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례없이 퇴보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서도 언론 환경이 가장 나쁜 나라는 어느 나라였습니까?
기자) 북한입니다.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80개국 가운데 꼴찌인 180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나라가 중국으로 179위고요. 베트남,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시리아가 최하위권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어디쯤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164위로 역시 언론 자유가 매우 심각하게 나쁜 나라 31개국에 속해 있습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거의 모든 독립적인 언론 매체는 금지 또는 차단하고, 외국 에이전트 등으로 규정해 활동을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는 156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는 79위로 문제 있는 나라 군에 속했는데요. 하지만 2022년 보고서 때 106위보다는 순위가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그 밖의 언론 환경이 매우 나쁘다는 평가를 받은 다른 나라들도 한 번 보죠.
기자) 네. 쿠웨이트, 아프가니스탄, 튀르키예,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인도, 이집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같은 나라도 언론 자유 실태가 매우 나쁜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언론 자유 환경이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들이 꼽혔습니까?
기자) 노르웨이가 1위로 꼽혔습니다. 이어 아일랜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순인데요. 이들 유럽 국가는 매년 순위에 별 변동 없이 언론인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로 선정돼 왔고요. 특히 올해는 아시아 국가로서 유일하게, 동티모르로 더 잘 알려진 ‘티모르-레스테’가 10위에 선정돼 눈에 띄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언론 자유도는 어떤 평가를 받았습니까?
기자) 미국은 45위로 양호한 나라 군에 속했습니다. 2022년 보고서 때는 42위로, 이번에 3계단 추락한 건데요. 보고서는 미국은 2020년 언론 자유 위반 행태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확실히 줄어들긴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때는 언론 자유의 표상처럼 여겨졌던 미국이지만 언론 자유에 대한 구조적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대한 평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한국은 180개국 가운데 47위로 양호한 나라 군에 속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4계단 떨어진 거고요. 지난 2018년 40위권에 진입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입니다. 보고서는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전통과 기업의 이해관계로 인해 언론인들이 종종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서 또 눈여겨볼 만한 내용,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국경없는기자회는 최근 급속히 빨라지고 있는 기술의 발전이 정부와 정치인들이 현실을 왜곡하도록 허용하고 있고, 가짜 뉴스와 거짓 이야기를 쉽게 만들어 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진실과 거짓, 실제와 가공의 차이가 모호해지면서 정보에 대한 권리를 위태롭게 하고, 양질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사람은 물론, 저널리즘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국경없는기자회 측이 보고서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언론을 침묵하려는 시도가 점점 더 대담해지면서 올해 RSF 지도는 그 어느 때보다 붉은빛이 감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가 이 위험한 추세를 뒤집기 위해 현실에 눈을 뜨고 다 함께 단호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3일, 시리아를 방문했습니다.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방문하는 건 지난 2010년 9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그럼 약 12년 만에 이란 대통령이 시리아를 찾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틀간 일정으로 시리아를 방문했는데요. 도착 첫날인 3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협력을 증진했다고 시리아 국영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시리아는 어떤 관계죠?
기자) 이란은 이슬람 2대 종파 가운데 하나인 시아파 국가고요. 시리아는 수니파가 다수지만, 소수인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사드 대통령과 ‘바트당’이 있습니다. 이런 종교적, 정치적 배경 때문에 두 나라는 상당히 밀착해 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는 중동에서 대표적인 반미 국가들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지난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하자 이란은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아사드 정부를 적극 지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미국을 비롯해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노골적인 행보는 자제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처음으로 이란 대통령이 이번에 시리아를 찾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라이시 대통령의 시리아 방문은 역내 국가들과 미국 등 국제 사회를 향한 모종의 선언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지난달 30일 라이시 대통령의 시리아 방문을 발표하면서,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변화와 상황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여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시리아 방문과 관련해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라이시 대통령은 범아랍권 방송 매체 ‘알마야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시리아와 주변 동맹국들의 화합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란은 내전으로 황폐화한 시리아의 재건을 돕고, 전쟁을 피해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들이 고국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출발 전 이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제 모든 역내 국가는 이란이 강하고 믿을만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시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까?
기자) 시리아 현지 언론은 라이시 대통령과 아사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시아파 이슬람 성지 2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또 시리아 전사자들의 묘지도 방문합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 외무장관, 국방장관, 석유장관 등 정부 각료들이 포함한 대표단을 대동했는데요. 양국 간에 경제, 통상, 국방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최근 중동의 지각 변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중동의 최대 앙숙으로 평가받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이래 중동의 정세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이란에 이어 시리아와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또 이달 중순 열리는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함으로써 아사드 대통령에게 국제 무대 복귀 발판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3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신문은 일본 정부와 나토 관리들을 인용해 나토가 내년에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아시아 지역에 나토 연락사무소가 있습니까?
기자)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시아에서는 내년에 세워질 일본 연락사무소가 처음입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연락사무소가 중국과 러시아가 제기하는 지정학적 도전을 염두에 두고 한국이나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 같은 안보 협력국들과의 논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응해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연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피터 택소옌슨(Peter Taksoe-Jensen) 일본 주재 덴마크 대사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나토 정상들은 러시아를 적이라고 규정했고, 중국의 부상이 범유럽 안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다”면서 “바로 그런 이유로 나토가 아시아에 있는 협력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주재 덴마크 대사관은 일본에서 나토의 연락처 역할을 합니다.
진행자) 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에 나토 측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이 3일 성명을 냈는데요. 그는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낸다는 계획에 관해서 “회원국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검토 작업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나토는 많은 국제 기구와 사무소나 연락사무소 협정을 맺고 있고, 나토와 협력국들의 필요에 가장 잘 부응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협정을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대변인이 신문 보도를 아예 부인하지는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룬게스쿠 대변인은 또 “나토 협력국 중에서 일본보다 가깝거나 유능한 나라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우리는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권위주의 체제가 야기하는 안보 도전의 해결 등을 포함해 같은 가치와, 이해, 그리고 우려를 공유한다”면서 “우리 협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1월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했었죠?
기자) 네. 당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났는데요.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군사력 증강을 언급하면서 전례 없는 안보 도전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와 관련해 일본과 나토가 사이버 위협이나 파괴적 기술과 허위 정보 등에 대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오는 7월에 열릴 나토 정상회담 전에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나토의 일본 연락사무소 설치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해당 계획을 비난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서방동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촉수를 확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