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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NSC 관리들 “북한 비핵화에 중국 등 다자협력 중요…한국 핵무장론은 워싱턴에 경종”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 진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 진화’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북한 비핵화에 중국 등 역내 국가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전직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역량 고도화로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까지 나온 상황은 워싱턴에 경종을 울린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3일 바이든 정부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미국의 아시아 정책 진화’ 토론회에서 “우리가 북한과의 외교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주문’을 외우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 핵 협상 대표는 비상근직으로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그다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am worried that we’ve had diplomacy fatigue with the North Koreans, and that we seem to now kind of a mantra that we're ready to talk. We have a part-time negotiator who is also our ambassador in Indonesia. We don't seem to be putting much into it at this point… We now have a North Korea that's on the verge of tactical nuclear weapons. And the South Koreans are now talking about their questions about extended American deterrence, and whether they should be thinking about their own nuclear weapons. Now, that's a wake-up call to Washington. And I think it says to me that we've got to get back in the game of somehow engaging North Korea.”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은 전술핵무기를 가지기 직전이고 한국인들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며 자체 핵무기를 생각해야 할 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것은 워싱턴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떻게든 북한과 관여하는 일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책임 상기시켜야”

와일더 전 보좌관은 아울러 과거 중국이 북 핵 6자회담에 도움이 됐었다며 다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we've got to try and put this back on the agenda with the Chinese and put some onus on the Chinese that this problem in Northeast Asia is their problem. It's not our problem exclusively. They have a national security problem now because if you look down the road, Japanese nuclear weapons, South Korean nuclear weapons, where does this all gonna go? And so I think we have to have a very serious attempt with the Chinese to say you're on the wrong course. Supporting North Korea is not going to work. And it's just going to make a nuclear disaster zone in Northeast Asia.”

와일더 전 보좌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협의 의제에 북 핵 문제를 다시 올려놓고, 이것이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밝히며 중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을 돕는 것은 잘못된 길이고 동북아를 핵 재앙 지역으로 만들 뿐’이라는 점을 중국에 진지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역적 접근법이 가장 합리적”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이날 토론회에서 미국의 5개 행정부들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정부는 북한과의 양자 회담에 중점을 뒀고 부시 정부는 중국을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포함시켜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취했으며 트럼프 정부는 직접적인 정상간 대화를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내며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를 맡았던 차 석좌는 이 세 가지 접근법 중 ”여전히 가장 합리적인 것은 지역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The North Korean nuclear problem is not just a U.S. problem. It's a regional problem. And the United States has some influence and some levers but we don't have all of them. China has very important levers as do the South Koreans, as the Japanese as arguably the Russians so this still seems to me like the best approach.”

차 석좌는 “북한 핵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 문제”라며 미국이 일부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도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에 다자주의적 접근법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동맹∙파트너와 협력 강화”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일본 석좌는 “바이든 정부의 대 중국 정책의 철학은 동맹과 함께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So what's interesting is that you really do see sort of a web forming, a mesh forming of among U.S. like-minded allies and partners, and it started I think, and a lot of the work that you all did is clearly matured because of the common threat picture that our friends increasingly see with us.”

그러면서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같은 마음을 가진 동맹과 파트너들 사이에 일종의 그물망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라며 “역내 우방국들이 점점 더 미국과 같은 위협을 인지하면서 전임 미국 정부 관리들의 노력이 심화된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스톤 석좌는 그러면서 쿼드, 미국∙일본∙호주 간 협력, 미국∙일본∙한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과 필리핀 협력도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이란 비핵화 ‘놀라운 실패’”

한편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미국의 5개 행정부가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을 막으려 했지만 ‘놀라운 실패’(remarkable failure)를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국가안보를 담당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핵 프로그램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를 무너뜨리자 ‘미국의 군사력의 다음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리비아가 자발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 북한과 이란도 핵 프로그램 포기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소모전이 이어지면서 북한과 이란이 다시 핵개발로 돌아섰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해들리] “I would say my view, we get bogged down in Iraq. We get bogged down in Afghanistan and the Iranians and the North Koreans decide, do we have neither the capability nor the will to enforce the writ against proliferation… The North Koreans over time, walked away from the September 2005 deal. We lost our leverage and both fish got off the hook. I think that's the grim tale of what happened.”

해들리 전 보좌관은 “우리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렁에 빠지면서 이란과 북한은 우리가 핵확산 금지 영장을 집행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물러났고 우리는 영향력을 잃었으며 두 물고기 모두 바늘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지난달 21일 VOA에 “북한이 전례 없는 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은 응답하지 않고 있으며 계속해서 관여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이러한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협상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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