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타이완 침공 등 유사시 한국이 중국의 공격을 의식해 미국의 주한미군 기지 사용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의회조사국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의 타이완 방어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갱신한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의 방위 인프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의 타이완 침공과 같은 유사시 역내 미군 기지 접근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보고서는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 중 하나는 역내 미군 주둔 국가들이 유사시 미국에 기지 접근을 어느 정도 허용할지에 관한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습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미 국방부 시설, 즉 미군 기지가 있었던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조차도 중국의 공격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미국의 기지 사용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보고서] “Some commentators have also posited that even countries that have hosted DOD-operated facilities for decades, such as South Korea or Japan, may impose limits on U.S. usage of bases to avoid provoking Chinese attacks. Congress may consider the appropriate balance of risk, as well as direct planning for alternate basing options in the event of such a situation.”
그러면서 “의회는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위험 균형과 대체 기지 방안에 대한 직접적인 계획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주권국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타이완 시나리오에서 한국이 미국의 주한미군 기지 활용을 제한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8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은 주권 국가로서 한국의 영토, 영해, 영공에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은 미군이 원하는 곳이나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곳에 미군 병력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지만 미군 병력이 한국 기지로 돌아가거나 한국 기지를 이용해 작전을 수행하는 것 등은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맥스웰 부대표] “They cannot prevent us from using any of our military forces anywhere we desire or we need to for US interests, but they can deny them returning to those bases or using those bases to conduct operations…
By not allowing us to use those bases for contingencies in Taiwan, and then we are assuming China will not be hostile to South Korea. And I think that's a bad assumption…The mutual defense treaty is not a defense treaty just against North Korea. And in fact, the mutual defense treaty does not mention DPRK or North Korea. It mentions threats in the Asia Pacific region…and the fact is that all the bases in Korea are vulnerable to Chinese attack because of the proximity…I'm very confident that all of us allies, will come to the decision that it is best to support the United States in a war against China. Because if China prevails, every US ally is going to suffer.”
다만 한국이 타이완 유사시 주한미군 기지 사용을 미국에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이 한국에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미한 상호방위조약은 북한만을 겨냥한 방위조약이 아니라며, 조약이 북한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위협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 내 모든 군 기지는 근접성 때문에 중국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승리하면 미국의 모든 동맹국이 피해를 볼 것이기 때문에 동맹국 모두가 중국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주권 국가로서 한국은 타이완 시나리오에서 미국이 한반도 병력을 사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As a sovereign nation, South Korea could indicate that it doesn't want the U.S. to use its forces from the peninsula in a Taiwan scenario. However, the U.S. would point to a January 2006 agreement or letter between Secretary of State Condoleezza Rice and her counterpart on strategic flexibility… the U.S would be within its rights to use its forces however they deem fit… If South Korea were to say there are restrictions or preclusion on what the U.S. can do from its from bases in South Korea, I think that would lead to you know, a strain in the relationship where South Korea was precluding the US from defending a democracy in Asia.”
그러나 “미국은 2006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이 한국의 외교장관과 체결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합의를 거론할 것”이라며, 이 합의에 따라 “미국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주한미군 병력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타이완 시나리오에서 “만약 한국이 미국의 주한미군 기지 사용을 제한하거나 저지한다면 미한 관계의 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이 이런 경로를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위치가 타이완으로부터 매우 멀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Korea is so far from Taiwan, it's not very close… it is more likely that what would happen is that some of the U.S. military forces that are based in Korea would be forward deployed to Okinawa where they could be directly used to deal with the conflict in Taiwan. ”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어 “한국이 주한미군 기지 사용을 제한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 병력 중 일부를 일본 오키나와에 전진 배치해 타이완 분쟁에 직접 대처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