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에 대해 미국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을 얕잡아보는 외교기조를 추구하는 것이며, 주변국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중국의 오래된 행태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중국의 강압행위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일본 호주 등과의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2일 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은 중국이 주변국을 얕잡아보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경제적 보복을 시사하면서 중국의 역내 안보 이익에 순응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중국은 한국을 공개적으로 매우 얕잡아 보는 외교 기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 대중에게 공개적인 신호를 보내길 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대중국 강경 입장을 취하면 미래의 경제적 어려움을 부를 것이라는 것이죠.”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들의 역내 ‘우월성’을 내세우고 주변국의 '복종'을 요구하는 중국 측의 오래된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기획한 것인지 일개 외교관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몇 년간 이런 종류의 '설전'이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중국은 한국이 핵심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결정을 바꾸도록 협박하고 모욕하고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균형’에서 벗어나 보다 노골적인 ‘친북’ 기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 증거라면서, 물론 베이징의 베테랑 외교관들 중에는 이런 입장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중국이 한국에 대해 더 대결적 자세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도 과거 한국이 중국에 대해 소위 ‘전략적 모호성’ 또는 ‘전략적 균형’ 접근을 추구했지만 현 정부는 대일관계 개선과 함께 미한일 3자 관계를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한 중국의 딴지걸기라면서 중국은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미 테리 /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
“중국 입장에서 그들은 윤석열 정부를 더욱 어렵게 만들기 위해 싸움을 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한일 3국 가운데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압박을 더욱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 정부가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모색하더라도 ‘강압 행위’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과거 한국 정부는 중국의 압력에 굴복했지만 한국 국민에게 큰 이익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특히 무역 분야에서 협력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열망한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나 강압적인 이웃 강대국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중국에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수미 테리 /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
“중국은 한국이 취약하다고 생각하면 계속 압박하려 할 것입니다. 한국이 원칙을 지키고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일본, 호주 등 마음이 같은 국가들과 협력해 중국에게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 실장은 이것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면서 한국은 미한 군사동맹과 2만 7천여 명의 주한미군 주둔,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를 이미 오래전에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직면한 도전은 이 두 관계에서 균형이 아니라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