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 미국 내 전문가들은 회의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미중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다만 전략자산 전개 등 미국의 역내 군사력 강화에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조셉 디트라니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20일 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 북중 관계와 관련해 전략적 연대가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지도부가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특히 최근 북중 교역이 재개되는 상황인 만큼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특별한 위치'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코로나 관련) 봉쇄로 북한은 그 누구와 어떤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진핑 주석이 지렛대를 활용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말을 어느 정도 수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대북 지렛대를 활용할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중국의 대북 문제 협력을 기대할 만큼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합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며, 중국은 미국의 역내 정책이 자신들을 봉쇄하고 포위하는 것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력을 얻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데릭 그로스먼 /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 문제는 중국이 미국과의 더욱 광범위한 지정학적 분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사안이 됐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타이완과 관계를 계속 강화하는데 왜 우리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도와줘야 하느냐'고 할 것입니다.”
다만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동이 계속됨에 따라 미한일 군사협력와 미군의 전략자산 역내 전개가 강화되는 상황을 중국도 부담스러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중국 출신으로 핵안보 전문가인 자오 통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도발 때문에 이런 조치들이 불가피하며, 이는 중국의 안보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국 지도부에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오 통 /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이러한 연관성을 강조함으로써 베이징이 자신의 안보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북한의 의사 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할 필요성을 더 잘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블링컨 장관에 발언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관련 질문에 대해 각 측이 문제의 난점을 직시하고, 각자의 책임을 감당하고, 유의미한 대화를 통해 각자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