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관계 안정화 의지를 나타냈지만, 악화된 한중 관계가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긴밀히 연대하는 외교 정책을 펼치는 데 대한 중국의 분노가 크다면서 중국의 압박에 한국 정부가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단호하고 원칙에 입각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는 2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모든 국가에 불이익을 주려고 하지만, 한국이 입장을 굽히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하면 중국은 결국 한국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브리지 콜비 /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
“안타깝게도 고통 없이는 이득도 없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의 이익을 존중하는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불편함과 위험이 따르겠지만, 한국이 강자의 입장에서 중국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수사적 압박에 맞서 한국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인내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더 순종적이고 중국에 더 의존적인 한국을 원하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안정화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관계 안정화 의지를 밝힌 것이 한중 관계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한국에도 약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한중 관계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국 당국이 한국 정부,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큰 분노를 표출하는 등 현재 한국과 중국 간 문제가 매우 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중 관계가 개선되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반적인 상황도 조금 개선됩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한국에 다소 복잡한 상황을 조성한다며 중국이 미국과는 관계 개선을 원하는 반면, 한국에는 미국 중심의 외교정책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미중 관계와 한중 관계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이 현재 미국과 한국에 대해 서로 다른 이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중 전략이 잠재적으로 미한 동맹 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중국과 관련된 정책 공조에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데릭 그로스먼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굽히면 한국은 다시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 잡기로 돌아갈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지금의 길을 계속 나아간다면 한국의 외교 안보 정책은 근본적으로 바뀌어 미국과 뗄 수 없는 정도로 연계되고, 일본, 호주, 필리핀, 인도와도 더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