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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북한 당국 조직적 고문 자행…누구도 책임 안져”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북한 관리들이 조직적으로 고문을 자행하고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고문 근절을 위해 최고지도자가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고문 실태를 비판한 가운데 세계 100여 개국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 인권단체가 북한에서 자행되는 고문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29일 VOA에 보낸 성명에서 "북한 당국이 형벌 체계의 다양한 단위와 기관 전반에서 조직적으로 수감자에게 고문을 가하고 있다”며 “당국자들이 이런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North Korean authorities systematically use torture against detainees all across various levels and institutions in the penal system and there is zero accountability against officials for doing so. In fact, several years ago, a senior bowibu official with duties on the northern border told Human Rights Watch that they tortured every single North Korean sent back by China because he said that was the only way they could figure out what the person had been doing while they were outside the country.”

로버트슨 부국장은 실제로 몇 년 전 북중 국경에서 근무했던 북한 보위부 고위 간부가 이 단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송환된 모든 탈북민을 고문한다”며 “그 이유는 그것이 그 사람이 나라 밖에 있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무책임한 관료주의적 태도는 북한이 고문 사용을 예외 없이 금지하는 국제 인권법을 절대적으로 무시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의 고문 근절을 위해선 최고지도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은 모든 단위에서 고문 사용을 종식시키겠다는 정책적 결단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Kim Jong-un needs to make a policy decision to end use of torture at all levels, and set out steps to implement such a prohibition, because only a clear directive from the top of the DPRK government will penetrate the culture of impunity to torture that has grown up around the country.”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 정부 최고 지도자의 명확한 지시만이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고문 불처벌 문화에 침투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26일 ‘세계 고문 피해자 지원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관리소)를 포함해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과 강제 낙태, 강제 불임과 같은 고문 등 기타 형태의 정부에 의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비열한 징벌에 대한 믿을 만한 보도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등 전 세계가 모든 형태의 고문을 근절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국내 구금 시설에서 고문이나 학대 행위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계속 부인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고문 사용은 북한 내 심문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일어나는 행태”라며 이는 반인도적 범죄 유형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올해 처음 발간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이 구타행위방지법을 제정하는 등 일부 법 제도를 정비하고 있지만 신문 과정에서 구타, 고정자세 유지 등 다양한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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