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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가입 초청은 보류...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개막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1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회담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한 추가 군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나토 가입 초청은 보류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회의가 개막했습니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 내 몇몇 지역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홍콩 당국이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틀째 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31개 회원국 정상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는 이제 나토 가입이 거의 확정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도 참석했습니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과 우크라이나의 미래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가장 큰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였는데요. 이에 관해 나토 정상들이 입장을 정리했군요?

기자) 네. 나토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11일 공동성명을 내놨는데요. 성명에서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나토 안에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동맹국들이 합의하고 조건이 충족될 때,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초청할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조건부 나토 가입을 약속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토는 성명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입 신청국이 거쳐야 하는 절차인 ‘회원국 자격 행동계획(Membership Action Plan)’를 면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지난 4월에 합류한 핀란드도 신속 가입을 위해 MAP를 면제받았습니다.

진행자) 나토 회원국 간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일부 주요 회원국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나토 제5조가 명시하고 있는 ‘집단안보’, 즉 한 회원국이 외부의 공격을 받으면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조항이 발동될 경우 확전 양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좀 더 노출된 나라들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단 전쟁부터 끝내고, 나토 가입 절차가 시작되면 이를 빠르게 처리해 주겠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는 러시아에는 테러를 계속할 동기가 되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단독 회담을 했는데요. 나토 가입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수 지원과 안보를 보장하고, 주요 7개국(G7)이 주도하는 장기적인 안보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반면 스웨덴은 튀르키예가 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나토 합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튀르키예 대통령도 만났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회의 첫날인 11일 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10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3자회의를 하고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의 바로 전날(10일) 나온 깜짝 발표였는데요.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던 튀르키예가 이렇게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기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일정 중 마련된 여러 공식 석상에서 그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튀르키예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개별 정상회담을 했는데,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관해 보여준 지도력과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은 나토와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더 굳건히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국방과 경제 우선순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국방 분야 현안은 뭔가요?

기자) 두 정상이 논의한 국방 현안이 구체적으로 뭔지는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미국산 F-16전투기 수출 문제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산 F-16 전투기 도입은 군현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튀르키예의 숙원인데요. 하지만 미국 의회의 반대로 여의치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의회는 왜 반대하는 거죠?

기자) 소수민족 인권 탄압 정황 등을 이유로,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판매해서는 안 된다며 제동을 걸어왔는데요. 밥 메넨데즈 미 상원외교위원장은 지난 10일 행정부와 논의 중이라면서, 다음 주 판매 보류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최근 자신의 재선에 바이든 대통령이 축하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전의 만남이 단지 준비 운동 수준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기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웃음으로 화답하며 “다음 5년도 당신과 함께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레트노 마르수디(가운데)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본회의에서 개회연설하고 있다.
레트노 마르수디(가운데)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본회의에서 개회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인도네시아로 가봅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아시아 주요국 외교 수장들이 집결했군요?

기자) 네. 11일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아세안 파트너국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다자회의가 이번 한 주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계속되는데요. 참가국 외교 관리들이 자카르타에 속속 모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는 이미 개막했군요?

기자) 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로 마르수디 외무장관 주재로 11일 본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올해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도 미얀마 대표 없이 9개국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넘었죠?

기자) 네. 지난 2021년 2월 1일 민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 정부를 전복하고 정권을 잡은 지 2년 반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얀마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아세안 차원에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세안은 앞서도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세안은 쿠데타 직후인 2021년 4월 일부 서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불러 특별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당시 아세안과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행하지 않을 때 부과되는 제재 같은 건 없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세안의 기본 원칙은 서로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세안은 현재 각종 회의에서 미얀마를 배제하는 것으로 미얀마 군사정부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회원국 내부에서도 미얀마 해법을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대립하고 있습니까?

기자)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미얀마 군부에 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은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국 정부는 지난달 파타야에 미얀마 군부 외교장관을 초청해 비공식 회담을 열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문민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11일 회원국 장관들에게, 지난주 수감 중인 수치 전 고문을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태국 외무부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이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치 전 고문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수치 전 고문은 현재 78세로 고령인데요. 돈 외무장관은 수치 전 고문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수치 전 고문은 군부 쿠데타 후 체포돼 부패, 뇌물 수수, 선거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금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인데요. 수치 전 고문과 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만남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홍콩 주민들이 일본산 수산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홍콩 주민들이 일본산 수산물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홍콩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 새로운 제한 조처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후쿠시마와 여타 다른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바로 금지할 것이라고 홍콩 당국이 12일 밝혔습니다. 상황에 따라 수산물 수입이 금지되는 곳은 도쿄, 후쿠시마, 지바, 도치기, 이바라키, 군마, 미야기, 니가타, 나가노, 그리고 사이타마현 등 모두 10개 지역입니다.

진행자) 홍콩이 이런 조처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이날(12일) 기자들에게 부서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태평양에 흘려보내기 전에 처리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오류가 생태계와 식량안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 평가로는 후쿠시마 인근 현들이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 주민들을 위한 책임 있는 방안을 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면 매우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 장관은 홍콩 정부가 과학적이 될 것이고 자료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상황이 안전해지면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홍콩은 이미 일부 일본산 농산물 수입을 금지한 바 있죠?

기자) 네. 홍콩은 현재 과일이나 채소 같은 일부 후쿠시마산 먹을거리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고기나 가금류 같은 다른 후쿠시마산 먹을거리는 방사능 인증이 있어야 홍콩에 들여올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산 수산물이나 농산물이 홍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공식 통계로는 지난해 홍콩 내 전체 먹을거리 공급량의 약 2%를 일본산 수입품이 차지했습니다. 양으로 보면 홍콩이 일본산 먹을거리에 의존하는 정도가 매우 높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많은 홍콩 주민이 일본 음식을 좋아할뿐더러 홍콩에 일본 식당도 많습니다.

진행자) 이번 홍콩 정부 조처에 대해서 일본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앞서 나카하라 나오토 홍콩 주재 일본 부총영사는 일본 닛케이 신문에 홍콩 당국이 베이징 중앙 정부로부터 점수를 따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외무성은 일본산 수산물과 농산물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지 말아 달라고 홍콩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외무성은 또 이날(12일) 정부 당국자들이 홍콩 정부 관리들을 만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설명하고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을 보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나카하라 부총영사 말은 홍콩 정부가 이번 조처로 본토 정부 환심을 사려고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체친완 장관은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상황에 따라 정책을 고안한다면서 “홍콩은 고도의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12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오염수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한국 연합뉴스는 기시다 총리가 "방출 개시 후 관찰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이날(12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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