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사자로 추정돼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로 옮겨졌던 한국전쟁 한국군 참전용사 7명의 유해가 7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과 한국 대통령의 예우를 받았고, 곧 한국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이상도)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한국군 유해 7구를 모신 한국 공군 수송기 시그너스가 26일 서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를 출발한 수송기는 카디즈, 즉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부터 공항 도착까지 한국 공군 F-35A 전투기 편대의 호위를 받았습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유해가 고국 땅에 도착한 직후 공항에서는 봉환식이 거행됐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유가족들과 필립 골드버그 미국대사,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등 한국군 수뇌부들과 함께 수송기 앞에 도열해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습니다. 이어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 최임락 일병에게 직접 참전기장을 수여했습니다.
또 최 일병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공항을 떠날 때까지 한국 대통령의 거수경례를 받은 최임락 일병은 1931년생으로, 1950년 8월 부산에서 입대해 미군 제7사단 카투사로 배치됐다가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고 같은 해 12월 최악의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당시 나이 19살, 최 일병의 친형인 고 최상락 하사도 참전용사로 1950년 21살 때 전사했습니다.
국립묘지에 안장된 최 일병의 유해는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직접 모셨고 막냇동생은 형님의 유해 앞에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용 / 최 일병 막냇동생
“임락이 형님! 가슴이 벅찹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형님은 해군에 보낸 제 아들의 품 안에 계시는데 편안하신가요?”
이날 봉환된 유해는 모두 미군 전사자로 추정돼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다가 미국과 한국의 공동 감식 끝에 한국군으로 판명 나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앞서 하와이에서 열린 인수식에서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최호종 상사에게 평생 큰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라고 당부하고, 피로 맺은 강력한 미한동맹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존 아퀼리노 /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관 벽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송환하는 최 일병을 포함한 7명의 한국군 용사들의 피가 그 자유의 대가입니다. 당신의 봉사와 헌신으로 당신은 우리의 동맹을 굳건히 유지합니다. 우리 한국과 미국 군인들의 궁극적인 희생정신은 우리의 철통같은 미한동맹을 상징합니다.”
이날 봉환된 한국군 유해 가운데 최임락 일병을 제외한 6구는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2012년 이후 미국에서 국내로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이번을 포함해 총 313구이며, 이 중 19구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허무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