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른바 ‘전승절’, 즉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서 최신 무인기와 신형 ICBM, 핵 어뢰 등 전략 무기를 대거 내세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전력이 미국 등에 견줄 만큼 다양하고 강력하다는 식의 과장된 시위를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이 공개한 전략무인정찰기 ‘샛별 4호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샛별 9호기’의 평양 상공 비행 모습입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찾은 무기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이른바 ‘전승절’ 즉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 열병식 식전 행사에서 광장 상공을 선회하며 시위 비행을 선보인 것입니다.
실물이 처음 공개된 샛별 4호기와 샛별 9호기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모양이 비슷하고 기종 번호까지 똑같습니다.
미국과 동일한 역량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과시하려 한 것이지만 외형만 흉내를 냈을 뿐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자체 정찰위성을 보유하지 못한 데다 무인기의 핵심 기술인 센서 역량도 한참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브루스 베넷 /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실은 그것이 과장이라는 것입니다. 북한 무인기가 미국의 글로벌호크처럼 보이지만 그 센서가 비슷할지 의심됩니다. 북한은 미국 시스템의 외형을 비슷하게 만들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열병식에서는 또 전략순항미사일과 함께 600mm 초대형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등 이른바 ‘신형 전술 단거리 3종’이 선두에 섰습니다.
북한의 주력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화성-18형’과 화성-17형은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북한이 핵 어뢰라고 주장하는 핵무인 수중공격정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처음으로 실물을 공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제타격을 당하더라도 보복 공격에 나설 수 있는 ‘비밀병기’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반 밴 디펜 /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 비확산 수석부차관보
“북한은 다양한 전력을 과시하려고 합니다. 아무도 선제공격으로 북한군 전체를 제거할 수 있다고 확신 못 하도록 최소한 생존 가능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죠. 항상 보복 역량이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 못지않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오른 중국과 러시아 대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 안젤로 주립대 교수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열병식에 최고위급 관리들을 대거 참석시켰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열병식은 북한이 ‘이 무기로 한국과 미국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리입니다. 이런 참석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8일 브리핑에서 중러 대표단의 북한 열병식 참석에 대한 논평 요청을 받고 이것은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한동맹 공약 등 국가 안보 공약 방어에 필요한 적절한 군사 능력을 계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