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가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막기 위한 강력한 국제사회 결의를 강조하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의 리창 총리와 만나서는 북핵 문제가 한중관계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이틀 연속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지적하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역설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리창 총리가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표로 참석한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오늘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를 겨냥하고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엄격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언급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그 결의안을 채택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이러한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탈취와 해외노동자 송출, 해상환적 등 북한의 불법 행위를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어 북한 독재정권의 권력유지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는 주민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WMD 문제는 곧, 북한 인권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침공이 유엔 헌장을 비롯한 국제법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아세안 국가들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관련해서는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국제법 원칙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중국의 리창 총리와 별도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핵 문제가 악화될수록 한미일 공조가 그만큼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 문제가 한중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핵은 우리에게는 실존의 문제라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줄 것과,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과 한일중 정상회의가 이른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면서 시진핑 주석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시 주석이 보낸 안부를 전달하고,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먼 친척보다도 가까운 이웃이 협력하고 잘 지내면 훨씬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라면서 선린 우호의 원칙에 따라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자고 말했으며, 한일중 정상회의 조기 개최에 대해서는 적극 호응하겠다고 말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VOA 뉴스 허무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