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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공직 진출 급증…중앙정부·지자체 202명 근무


한국 통일부. (자료사진)
한국 통일부. (자료사진)

한국 내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일하는 탈북민이 202명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남북한에 모두 살았던 경험이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7일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 현황에 관한 VOA의 질의에 2022년 말 현재 총 202명이 재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행정기관에 공무원37명, 행정지원인력50명 등87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공무원81명과 지원인력 34명 등 115명이 근무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부 내 탈북민 재직 규모는 지난 2020년 187명, 2021년 191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더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공직사회에 진출하여 개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나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6일 북한 외교관 탈북 1호 출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을 장관 특별보좌역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번에 신설된 통일부장관 특보는 탈북민과 국제협력, 북한정보 분석 등에 관해 장관에게 자문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날 VOA에 “장관에게 직접 자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상임 직책이지만 위상은 정책보좌관보다 높은 사실상 고위직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 신임 특보는 7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지도부보다 주민을 상대로 한 대북 정책이 강화되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영환 특보] “역대 정권들의 대북 정책을 보면 사실 북한 주민들을 향한 대북 정책보단 북한 지도부를 상대로 한 대북 정책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자유, 평화, 민주, 법치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이것은(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은)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외에 나와 있는 엘리트 탈북자들한테 많은 희망을 주겠죠. 아, 저 사람들이 저렇게 가서 사회 정착을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희망이 있겠구나.”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김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북한 김일성종합대를 거쳐 중국 유학 중 탈북한 김금혁 씨를 5급 공무원인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장관 정책보좌관은 장관의 정책구상에 맞게 정책을 기획하고 부처 내 자료와 정보를 습득해 장관의 업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합니다.

올해 31살인 김 보좌관은 VOA에 자신과 동료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이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보좌관] “저는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 부분들이 (북한에)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이걸 성공으로 부르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 분야에서 자리를 잘 잡고 열심히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이 좀 더 많이 전해져서 탈북을 고민하거나 혹은 동요 상태에 있는 사람들한테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서 통일부가 지난 2월 말 발표한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34명 중에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인태 책임연구원 등 탈북민 5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또 3월에 출범한 북한인권증진위원회에는 전체 위원 12명 가운데 강철환 북한인권전략센터 대표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등 탈북민 3명이 위촉됐습니다.

아울러 유럽 주재 북한 외교관 출신 김동수 박사가 지난 12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 이사에 임명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대통령 산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상임위원에 임명됐습니다.

김동수 민주평통 상임위원은 이날 임명장을 받은 뒤 VOA에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은 “희망의 메시지”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동수 상임위원] “북한에 살았고 체험한 사람들로서 한국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많이 알리고 특히 공직사회에 많이 진출해서 대북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 인민들에게, 북한 정권이 아니고, 북한 주민들, 인민들에게 많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정보를 유입시키고 하는 데 적극 기여하리라 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에 사상 처음으로 탈북민 출신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대표를 임명했습니다.

임기 3년의 국가 인권위원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인권에 관한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조사와 연구 전반에 관여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위원은 “탈북민도 한국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 의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한별 위원] “북한 주민들이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 사회에 있다는 것도 사실 잘 모릅니다. 이런 일들이 더 알려져서 북한 내부에 있는 주민들에게 정말 인권에 대한 인식도 증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고요. 특히 북한에서 고위층에 있었던 사람들뿐 아니라 적대 계층이나 꽃제비 출신들이었던 일반 평범한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에 와서 정말 공직사회에도 진출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리더로 성장하는 소식이 알려지게 된다면 그분들도 신분 차별과 인권이 모두 개선되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지 않을까.”

윤 대통령은 앞서 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 지사에 탈북민 최초의 국회의원과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조명철 전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2019년 한국에 입국한 뒤 무직으로 살았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 대리 등 고위 탈북민 여러 명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책 연구기관 등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국 국회에는 이미 탈북민 출신 태영호, 지성호 의원이 활동 중이며 일부 탈북민은 국회의원 비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6일 VOA에 “북한의 실상 파악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실상을 정확히 아는 탈북민들이 정책을 기획하고 입안하는 데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우리(한국) 사회에 계속 진출한다는 것은 좋은 신호로 북한에 던져주는 메시지도 있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도 탈북민들의 공직 진출 증가 추세를 반겼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6일 VOA에 “이는 한국 행을 선택한 북한인들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환영할 만한 통합을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is is a very positive indication of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nd the South Korean people's welcoming integration of North Koreans who have chosen to come to the south. And I think it's very positive and very encouraging to find an opportunity for former North Koreans to contribute to South Korea. I welcome it and I look forward to their contribution.”

킹 전 특사는 “탈북민들이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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